<사설>美·中 정상회담 직전에 北 또 도발, 代價 치르게 해야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 직전인 5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비행 거리는 60㎞ 정도로 길지 않았으나, 방위각 93도의 고각(高角) 발사여서 최고 고도는 비행 거리보다 훨씬 긴 189㎞에 이르렀다고 한다. 새로운 미사일 기술 시험에다 국제사회를 향한 무력 시위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달 22일 무수단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지 14일 만이다. 북한 의도가 무엇이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전면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며 국제 사회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북한의 도발을 묵과해선 안 된다. 6차 핵실험 준비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정상회담에서 북한 제재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이유가 추가됐다. 한국 정부도 두 강대국이 그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미 미국은 북한에 대해 과거 이란 제재 수준의 세컨더리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1일 북한의 석탄 수출기업인 백설무역과 외화벌이 실무책임자 11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북한과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거래하는 중국 기업이 300개에 이른다는 미국 금융 제재 전문회사의 보고서도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북한 외화의 40%를 중국 600개 회사가 벌어주며, 따라서 이 회사들만 제재하더라도 북한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 하원은 3일 김정남 독살 테러 등을 새로운 근거로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찬성 398표, 반대 3표로 가결했다. 전면적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능케 하는 대북제재현대화법도 조만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도 이번 미사일 도발이 보여주듯 ‘북한 감싸기’를 통한 중국식 해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부담만 커질 뿐이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할 경우, 반드시 응분의 대가(代價)를 치르게 된다는 교훈을 남겨야 한다. 대한민국 역시 전 국민의 단호하고 일치된 결기를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