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짜뉴스 악성 진화…新聞의 가치 새삼 되새기게 한다

7일은 제61회 신문(新聞)의 날이다. 혹세무민하면서 올바른 공론(公論) 형성을 저해하고 사회 신뢰 체계까지 붕괴시키는 가짜뉴스가 악성 진화하는 상황은, ‘정확한 사실 보도와 깊이 있는 식견을 바탕으로 한 논평’을 존재 가치로 삼는 신문의 역할과 사명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최근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신종 가짜뉴스가 전염병처럼 확산 중이다. 영화 ‘배트맨’ 배경인 고담시(市)처럼 대구시는 악의 소굴이고 무법천지라는 의미의 신조어 ‘고담대구’ 유행도 한 예다. 문화일보가 확인한 결과 대구는 살인사건 발생률이 10년째 전국 최하위권이다. 강력범죄 비율도 상위권이 아니다. 전남 도민을 홍어에 빗대 홀로코스트와 결합시킨 신조어 ‘홍로코스트’ 확산도 가짜뉴스 악질화이긴 마찬가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전국 성인 남녀 1084명 대상 조사에선 76%가 ‘가짜뉴스 때문에 진짜뉴스를 볼 때도 가짜로 의심한다’고 했을 정도다.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회장이 신문의 날 대회사를 통해 “결코 있어선 안 될 소수 ‘기생언론’이 신문을 비롯한 언론 전체의 신뢰와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개탄한 배경도 달리 없을 것이다. 이 회장 지적대로 이번 대선에선 더 무차별적으로 쏟아질 가짜뉴스와 황색저널리즘 창궐이 우려된다. 국회와 정부는 관련 입법과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독일 정부는 가짜뉴스와 혐오 발언 등 유해 게시물을 방치하는 SNS 사업자에게 최고 5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지난 4일 공개했다. 다른 나라 일로만 여길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