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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12일(水)
최소한의 예의는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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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예능 프로그램 때문에 시청자들이 뿔났습니다. 케이블채널 Mnet ‘신양남자쇼’와 tvN ‘내 귀에 캔디2’가 도마에 올랐는데요.

일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짚어보면, ‘신양남자쇼’는 걸그룹 걸스데이를 초대해 멤버 혜리가 2000만 원 복권에 당첨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물론 이는 ‘몰래카메라’였죠. 내막을 모르는 혜리는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문제는, 복권 당첨이 허구였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거죠. 결국 혜리가 방송 녹화 도중 실제로 복권에 당첨됐다는 내용이 담긴 50여 건의 기사가 나오자 제작진은 뒤늦게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제작에 더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시청자까지 우롱한 희대의 몰래카메라였죠.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측은 복권에 대한 위·변조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그냥 예능이었는데…” 정도로 눙치고 넘어갈 문제 같진 않네요.

‘내 귀에 캔디2’는 배우 이준기의 출연 분량이 논란이 됐습니다. 그가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배우 전혜빈과 교제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그동안 전혜빈과의 열애설을 수차례 부인했던 터라 시청자들은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질책했습니다. 그보다 더 시청자들을 실망시킨 것은 그가 ‘내 귀에 캔디2’에서 또 다른 출연자인 배우 박민영과 핑크빛 무드를 조성하며 실제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은근히 풍겼다는 거죠.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것을 고려하면 뼈아픈 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성 논란’까지 나오자 제작진은 이준기-박민영이 등장하는 스페셜 방송을 취소했죠. 이준기는 결국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더 진실하고 진중한 행보로 보답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예능의 주요 트렌드가 됐죠. 미리 말씀드리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도 작가가 참여하고, 대본도 있습니다. ‘100% 리얼’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건 일종의 ‘틀’이죠. 주제와 방향을 제시한 후 그 알맹이는 출연진이 좌충우돌하며 자연스럽게 채워가는 식입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설정’ 수준에 그쳐야 시청자들도 용인할 수 있습니다. 대중이 리얼리티를 앞세운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이유는, 꾸미지 않은 웃음과 재미를 준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것은 제작진의 도리죠.

웃자고 만든 예능에 죽자고 덤벼들어 생채기를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중이 웃음은 고사하고 불편함을 느낀다면 제작진과 출연진의 판단이 틀린 것 아닐까요?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고 살자는 겁니다.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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