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후보도 ‘아들 채용 의혹’ 국민 눈높이 맞게 해명해야

역대 대선 후보들의 가족 문제를 둘러싼 시비는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정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기피·면제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했고, 이 후보는 모두 낙선했다. 검찰이 ‘병풍’ 에 대해 무혐의 처분까지 했지만 ‘대쪽’ 이미지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이번 5·9 대선에도 유력 후보의 자녀 문제가 동시에 제기됐다.

안철수 후보는 11일 민주당 측이 제기한 딸 설희 씨의 이중국적, 원정출산, 재산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출생했고, 미국 국적을 보유하거나 영주권을 신청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재산은 예금과 보험을 포함해 1억1200만 원과 2013년식 자동차 1대가 전부이며 그 외에 부동산이나 주식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계속해서 송금·저축 내역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해명 자체도 당연히 검증해야 하겠지만 큰 테두리에서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고, 안 후보 측도 후보 등록 때 더 자세히 밝히겠다고 한다.

애초 이 문제는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제기한 만큼 이제는 문 후보 측이 밝힐 차례다. 문 후보는 “특혜가 없었다는 것이 할 수 있는 해명의 전부”라고 했다. 그러나 2006년 12월 준용 씨가 고용정보원 취업 당시 입사지원서와 학사증명서, 해외 연수를 둘러싼 논란, 채용 공고 원칙 위반 등 석연찮은 점이 많다. 특히, 당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은 문 후보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직속의 노동비서관이었다.

문 후보에게 중요한 것은 결백 주장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다. 상식의 차원에서 수용될 수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들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해 공개 신체검사를 통해 불식시킨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