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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13일(木)
“쓰레기” vs “황홀”… 또 논란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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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시작된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회 ‘난파선에서 건진 믿을 수 없는 보물’(Treasures from the Wreck of the Unbelievable)에 선보인 ‘그릇을 가진 악마’. 9일 공식 전시회가 개막되기에 앞서 6일 언론에 공개됐다. ANSA 뉴시스

현대미술 ‘살아있는 전설’ 英 허스트, 10년만의 전시회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영국의 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52)가 블록버스터급 신작을 갖고 돌아왔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허스트는 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팔라초 그라시와 푼타 델라 도가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회를 시작했다. ‘난파선에서 건진 믿을 수 없는 보물’(Treasures from the Wreck of the Unbelievable)이라는 제목이 붙은 전시회에는 200개에 달하는 작품들이 선보였다.

허스트는 이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수년간 두문불출하며 작품을 제작해 왔는데 투입된 비용만 5000만 파운드(약 714억 원)에 이른다.

전시는 2000년 전 바다에 수장된 고대 유물들을 건져 올렸다는 스토리로 구성됐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잠수부들이 바다에서 이끼와 산호로 뒤덮인 보물을 발견하는 모습을 연출한 사진도 볼 수 있다. 작품들은 중국, 인도, 이집트 등 다양한 문명의 역사와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고대 신화를 모티브로 삼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마틴 베서나드는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실제 유물인지 만들어진 예술 작품인지 헷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전시된 데이미언 허스트의 ‘자녀를 삼킨 크로노스’. ANSA 뉴시스

허스트는 방부제 수조에 담긴 대형 상어, 몸통이 잘린 황금 소 등 기발한 상상력의 작품으로 현대미술계에 충격을 던진 문제적 작가다. 높이 2m, 길이 5m의 수조에 담긴 상어 사체 작품을 1992년 공개했을 때 미술계는 경악했고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이란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은 2004년 미국 수집가에게 1200만 달러에 팔린 이후 영국의 대표작으로 꼽히게 됐다.

이번에도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끼가 곳곳에 덮인 18m 높이의 얼굴 없는 바다 괴물 ‘그릇을 가진 악마’를 포함해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자녀를 잡아먹은 신 크로노스를 묘사한 ‘자녀를 삼킨 크로노스’, 파라오 조각을 본뜬 ‘이름 없는 파라오’ 등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미키 마우스 모양의 산호와 영국 모델 케이트 모스를 연상시키는 이집트 여신의 동상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소재와 유물들을 접목하기도 했다. 허스트는 전시를 통해 보물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관객들에게 질문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늘 논란이 됐던 그의 작품은 이번에도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레이철 캠벨 존스턴은 “이번 전시는 우스꽝스럽다”며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고 혹평했다. 반면 가디언의 조너선 존스는 “흥미롭고 놀라운 상상력으로 허스트는 황홀한 아티스트가 됐다”며 이번 작품을 극찬했다. 전시는 올해 12월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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