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해피 버스데이” 생일축하 왕관 직접 씌워준 ‘어부바 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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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감賞 이준표 군

주원희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2008년 순성초등학교 때 제자 이준표입니다. 그동안 가르쳐 주셨던 많은 제자 중 한 명인 제가 기억나시겠느냐는 생각도 해 보면서 편지를 씁니다.

며칠 전이 추석이었습니다. 매달 볼 수 있는 보름달이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선생님께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벌써 9년 이상이 흘러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선생님의 이미지가 마치 보름달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의 첫 담임 선생님이셨고, 저희는 선생님의 첫 제자들이었죠. 사실 그때를 기억해 보면, 수줍어하고 내성적인 저에겐 초등학교 입학이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습니다. 혹시 늦잠 자서 지각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지? 선생님께 혼나고 벌을 받으면 어떻게 하지? 등등이었겠죠.

그런 걱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던 것 같습니다. 교내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학교에서 지켜야 할 일을 항상 웃으시면서 자세하게 가르쳐 주셨죠. 그 후로 편안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생님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제일 감사드리고 싶고 기억에 남는 것은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셨던 공부가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 훌륭한 가르침과 좋은 말씀도 해 주셨겠지만,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것은 저희에게 보여 주셨던 선생님의 제자들에 대한 사랑과 따뜻함의 표현이었습니다.

알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선생님을 ‘어부바’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저희의 생일마다 선생님께서 직접 만든 생일 축하 왕관을 씌워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업어서 교실 한 바퀴를 돌아주며 축하해 주셨던 것이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체격이 저의 어머니만큼 작으신데도, 어렸을 때부터 몸무게가 많이 나갔던 저를 어부바해주셨을 때 얼마나 힘드셨을까라는 생각을 지금에서야 해봅니다. 어부바를 통해서 선생님 등의 따뜻함을 느꼈던 행복했던 순간은, 저를 포함하여 순성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 모두가 몇 십 년이 흘러도 마음에 항상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부바에 담겨 있는 선생님의 가르침과 은혜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선생님,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느꼈던 선생님의 따뜻한 등의 느낌 그대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제는 선생님을 어부바해드리고 싶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찾아뵙고 해드릴 날이 꼭 있을 거라고 약속드립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