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올 성장률 전망 2.5 → 2.6%”… 3년만에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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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째 수출호전 지속’ 큰몫

‘하향 → 상향’6개월새 오락가락
‘경제전망 정확성 하락’지적도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대통령 탄핵 사태 등 예기치 못한 리스크(위험)로 인해 성장률을 내린 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자 다시 올리는 등 나름대로 이유는 있지만, 6개월 사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경제 전망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13일 지난 1월에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5%를 2.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1월 1.8%에서 1.9%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한은이 지난해 10월 2.8%에서 올 1월 0.3%포인트 내린 뒤 3개월 만에 다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속보치 0.4%에서 잠정치 0.5%로 좋아진 게 1차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성장률 상승에 따른 기저 효과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는 수출 증가세가 성장률 상향 조정의 핵심 배경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출은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1.1% 늘었고, 2월(20.2%), 3월(13.7%)에도 호조세를 보이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는 세계 경제와 교역의 회복세 덕분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함에 따라 생산·투자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그간 부진했던 소비도 반등하는 등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2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9.5% 증가했고, 제조업 생산도 7% 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수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또 가계부채와 구조조정,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적지 않아 여전히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수출이 좋아지고 있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기업 상황이 아주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열린 9차례 금통위에서 연속 동결됐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