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인권위, 국회에 ‘法 개정’ 의견

“인정 안하면 신분 차별 소지”
인사혁신처엔 개선 검토 권고
인사혁신처 “예외 적용 안돼”

선수·선미에 26m 타워 설치
안전 검사 뒤 내주 본격 수색

세월호 참사(2014년 4월 16일) 3주기가 다가온 가운데 14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참사 당시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 숨진 기간제 교사들에 대해 순직을 인정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라는 의견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전날 상임위원회를 열어 국회의장에게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의견표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인사혁신처장에게는 “기간제 교사 등이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 수행 중 사망했을 때 순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신분에 따른 차별 소지가 있다”며 공무원연금법 개선안 검토를 권고했다.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단원고 교사 11명 중 기간제 교사 김초원(여·당시 26세) 씨와 이지혜(여·당시 31세) 씨는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정교사 9명 중에서는 실종된 2명을 제외한 7명이 모두 순직으로 처리됐다.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원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 아니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뿐 공무원연금법상 순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동극 인사혁신처장은 지난달 31일 “기간제 교사가 4만6000명인데 두 교사에게만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권위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규 공무원 외의 직원으로 수행 업무의 계속성과 매월 정액의 보수 지급 여부 등을 고려해 인사혁신처장이 인정하는 사람’도 공무원연금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며 “기간제 교사가 공무 수행 중 사망했을 시 순직으로 인정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두 교사 유족과 세월호 희생자 유족, 다른 기간제 교사, 시민단체 등은 ‘순직 인정 서명운동’과 오체투지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김초원 교사의 유족은 지난해 6월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소송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한편, 다음 주 초 본격화하는 세월호 선내 수색을 위해 워킹 타워 설치가 시작되는 등 수색 준비작업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14∼15일 이틀 일정으로 세월호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 양쪽에 지그재그의 탑모양 계단인 높이 26m 워킹타워 두 대가 설치된다. 수색팀은 워킹타워를 타고 올라가 창문 등을 통해 선내로 진입하게 된다. 선체 외부 세척(13∼14일) 및 선내 방역(15일)에 이어 16일부터는 산소농도 및 유해가스를 측정하는 위해도 검사와 무인비행기나 내시경을 이용해 안전 진입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안전도 검사가 각각 실시 된다. 현재까지 침몰 해역 해저면 수색에 큰 성과가 없는 가운데 다음 주부터 본격화하는 선내 수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쯤 수색 계획 초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효목·박수진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