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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17일(月)
新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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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 논설위원

‘북풍(北風)’, 곧 북한의 도발이나 도발 움직임은 역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단골손님처럼 등장했다. 북풍이 일면 안보에 민감한 보수 유권자들이 결집한다.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대한항공(KAL)기 폭파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제1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의 당선에 도움이 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체포된 폭파범 김현희는 대선 하루 전인 그해 12월 15일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국민이 북풍이 일더라도 여간해서는 표심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북풍이 과장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1997년 15대 대선 때 ‘총풍’이 계기가 됐다. 그해 12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박충을 만나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요청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당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풍으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북풍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이솝우화에서 “늑대야”를 외치던 양치기 소년을 믿지 않던 마을 사람들이 진짜 나타난 늑대에게 양들을 잃었듯이 우리 역시 한순간에 모든것을 잃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만약 (중국이) 돕지 않는다면 그들의 도움 없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대북 선제타격 같은 군사적 조치도 실행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바로 전인 6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만찬을 끝내고 초콜릿 디저트를 들면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양민 70여 명을 숨지게 한 시리아 정부군 비행장에 미사일 폭격을 지시했음을 알렸다. 트럼프 발 신(新)북풍이다.

대선 후보들이 ‘안보 우클릭’을 하고 있다. 13일 열린 첫 TV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미국·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타격을 최대한 막아 전쟁 가능성을 억제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와튼스쿨 동문인 트럼프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고 시진핑에게도 북에 압력을 가하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안타깝지만 이는 우리 안보 역량의 허약함을 보여준다. 스스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없다. 우리 정부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만에 하나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면 제2의 한국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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