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공식선거운동 돌입>제3지대 움직임·단일화 시나리오 또 고개

박영선, 어제 김종인 자택 예방
金은 오늘 민주 의원들과 만찬

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등
단일화 관측 여전히 남아있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이른바 ‘제3 지대 통합론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으로 힘을 잃는 듯했던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가 다시 정치권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17일로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 제19대 대통령선거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제3 지대 인사들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 지지율 약세 후보들이 누구와 연대할지 등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선 전 막판까지 정치권 이합집산이 결정적 변수로 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변재일·김성수·박용진 의원 등 민주당 일부 의원과 만찬을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모두 김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겸 당 대표를 맡았던 시절 함께 일했던 인사들이다.

참석자들은 “단순한 식사 자리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문 후보가 최근 광폭의 대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문 후보는 변 의원과 박영선 의원 등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인사들을 삼고초려해 중앙선거대책위원회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이 그의 복귀와 문 후보 지원을 요청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16일) 김 전 대표를 자택으로 예방한 사실을 공개하고 “제가 왜 문재인 선대위에 합류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문 후보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 후보의 뜻에 대해 “함께 해 주십사 하는 간곡한 청을 전달했다”며 “긍정적인 사인을 봤다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김 전 대표가) 강하게 거절하지 않은 것으로도 일단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 후보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도 따로 만난 사실을 전하고, 정 전 총리도 “(문 후보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재결합,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 여부도 여전히 수면 위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가 지속적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이 “상황(지지율)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유승민)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단일화나 중도·보수 단일화 모두 현재로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지만,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다시 힘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남석·김병채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