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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CT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18일(火)
정치권 ‘인위적 통신비 인하’ 압박… 新산업 투자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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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기본료 폐지’大選공약 논란

‘5G 네트워크’ 시대 앞둔 시점
이통사“포퓰리즘 공약 아니냐”

규제많은 유럽 4G 발전 늦어
투자활성화로 정책 틀 바꿔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이 또다시 등장했다. 지난 1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본료를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온 국민 데이터 무제한 이용을 골자로 한 공약을 선보였다. 대선에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이 등장한 것은 사실 처음도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통신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를 활용한 요금인하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본료와 가입비 인하 유도 등이 핵심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가입비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역대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상당수 실현됐다. 2011년 9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3사가 기본료 1000원을 인하했다. 평가가 좋지는 않았다.

당시 이용자들은 ‘생색내기 인하’ ‘찔끔 인하’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는 기본료 인하로 연간 매출이 6000억 원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곰탕 한 그릇과 정보통신 활성화를 바꿀 순 없다’는 보고서까지 나왔다. 2014∼2015년에는 가입비가 폐지됐다. 이통사들은 연간 4000억 원 이상 손실을 예측했다. 이번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공약에도 업계 안팎에서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공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는 인구보다 많은 6000만 명을 넘었다. 스마트폰 가입률은 90.6%다. 누구나 휴대전화를 쓰며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쓴다. 대선 후보들이 던지는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에 ‘혹’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선순환적 발전을 고려하면 합리적이지 않다. 더욱이 지금은 4차 산업 혁명과 그 핵심 인프라가 될 5세대(G) 네트워크 시대를 앞둔 시점이다. 통신을 대하는 정책 프레임이 인위적 통신비 인하에서 투자 활성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차양신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부회장은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과거 정부처럼 6000만 가입자의 요금을 1000원 할인해봐야 국민적 체감도는 미미하지만 사업자들 매출은 직격탄을 맞는다”며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사업자들의 투자 여력을 잠식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위적 요금 인하는 이통사 투자 재원 확보의 불가로 이어지고 따라서 5G 등 네트워크 고도화 차질 등 신규 서비스 투자 위축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새로운 융합 서비스 시장 성장 저해로 다시, 이용자 편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용자 편익이 줄어들면 다시 요금인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드는 꼴이다.

선순환 구조는 이렇다. 이통사 투자 재원 확보로 네트워크 고도화가 이뤄지고 새로운 융합 서비스 시장이 탄생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 편익 증대는 물론 신산업 생태계가 구축된다. 이통사는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또 다른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통사의 자율적 요금 경쟁도 가능하다. 5G 네트워크 위를 자율주행차 혼자 달리지 않는다. 자동차 제조는 물론 소프트웨어, 센서, 정밀지도 생태계가 필요하다.

사실 2G는 음성 위주의 서비스를, 3G는 데이터 서비스의 시작점을 제공했으며 4G는 데이터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열었다.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모바일에서도 주된 콘텐츠로 자리 잡게 하는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5G 역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등 다양한 신산업의 인프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뿐 아니라 마음까지 자유로워진 운전자들은 출퇴근하면서 쇼핑을 하고 동영상도 감상, 관련 생태계 역시 커진다.

악순환의 나쁜 사례도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각종 규제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4G 롱텀에볼루션(LTE) 투자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늦췄음은 물론이다. 실제 2008년 이후 유럽의 네트워크 투자비는 매년 2%씩 감소했고, 2008년 대비 2012년에는 2조4000억 원(약 20억 유로)가량 축소됐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사들이 이미 4G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 2013년 유럽의 LTE 커버리지는 48.8%(점유율 1%)에 그쳤다.

최준균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정치권의 사업자들에 대한 요금인하 압박은 미래 신규 먹거리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5G를 통한 미래 지식 데이터 생태계의 사회·경제적 효과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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