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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19일(水)
赤字 성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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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 논설위원

‘디트로이트가 실리콘밸리에 무너졌다’ ‘차보다 꿈을 샀다’….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미국 자동차 거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시가총액을 추월하자 언론이 쏟아낸 말들이다. 상식으로 테슬라는 결코 GM의 상대가 못 된다. 창업 14년 대 109년의 연륜 차를 반영하듯 지난해 매출은 70억 달러 대 1163억 달러다. 테슬라의 차 양산 능력을 따지면 130분의 1로 더 벌어진다. 그렇다면 순익에서 월등히 앞선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GM이 지난해 94억 달러 순이익을 내는 동안 테슬라는 6억 달러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만성 적자(赤字)기업이다.

테슬라 주가의 고속 상승에는 올 하반기 출시될 보급형 전기차 ‘모델3’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그렇다 한들 올해 역시 적자를 면하긴 어렵다. 머스크는 전기차 외에도 스페이스X를 통해 민간 우주여행을 착착 진행해왔다. 테슬라의 높은 가치는 현재 사업성보다도 ‘무엇이든 저지를 수 있는’ 머스크의 꿈이 만든 것이다.

그 이전에 차량 공유업체 우버가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미 2015년 말 우버의 기업 가치가 GM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차 한 대 만들지 않는 창업 9년 차 신생 기업이 자동차업계의 정상에 오르는 기막힌 반전이었다. 새로운 기술·사업이 기존 산업 체제를 뒤흔드는 ‘우버 모멘트’란 말도 이즈음 나왔다. 그러나 14일 처음 공개된 우버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 외형은 1년 새 두 배 늘었지만, 28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성장하는 적자기업이다.

국내에는 ‘로켓배송’의 쿠팡이 있다. 지난해 매출이 66% 급증했으나, 56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2년 누적손실만 1조1000억 원으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투자한 10억 달러를 다 써버린 셈이다. 쿠팡은 미래를 위한 ‘계획된 적자’라며 공격 투자를 계속할 뜻을 굽히지 않는다.

테슬라 신화는 국내 증시에 적자 상태로도 상장이 가능한 ‘테슬라 룰’ 도입을 이끌었다. 이웃 일본에선 142년 역사의 도시바가 스스로 무너지면서 상장 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적자 성장기업엔 필연적으로 거품론이 따라붙는다. 과거의 틀에 매인 시각일 수도,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 가지는 분명하다. 기업 평가는 ‘꿈의 크기’, 곧 미래 가치에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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