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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명작의 공간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1일(金)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 파격적 노출마저 따뜻하게 만든 손길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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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자의 전성시대’(사진)는 1970년대에 유행했던 ‘호스티스 멜로물’이다. 1975년 이 영화가 나오기 전에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1974년)이 개봉했고, ‘꽃순이를 아시나요’(감독 정인엽), ‘O양의 아파트’(감독 변장호·이상 1978년) 등도 큰 인기를 모았다.

줄거리도 무작정 상경한 시골 처녀가 바닥까지 떨어진 후 자신을 챙겨주는 남자에게 의지해 상처를 치유해 가는 호스티스 멜로물의 전형적인 흐름을 따른다.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영자 역을 맡은 염복순은 이 영화를 통해 단번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남자들에게 폭행당하고, 팔이 잘리는 연기를 하는 등 생고생을 하면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억척스러운 연기를 펼쳐 호평받았다.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이 영화에 노출 장면은 거의 안 나온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염복순은 과감하게 등 전체를 보여준다. 대중목욕탕에서 ‘때밀이’로 일하는 창수(송재호)가 영자의 등을 밀어주는 장면으로, 야하게 보이지 않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 장면에서 영자가 “내가 하는 것은 뭐든지 창피한 생각이 든다. 창수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자 창수는 “날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그러자 영자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고, 두 사람은 입을 맞춘다.

이 영화는 시대 상황을 비판하는 사회성 짙은 드라마로 평가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 영화가 개봉 87일 만에 36만1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당시에는 엄청난 결과였다. 이 영화에 앞서 개봉해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스팅’은 33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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