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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1일(金)
“우리 옆구리에 들어온 칼”… 佛·伊서 ‘反유로화’ 거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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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해 ‘단일화폐’회의론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5명은 지난 18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대선 공약에 대해 우려하는 공동성명서를 게재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이 집단으로 르펜 대표의 공약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은 최근 들어 유로화를 둘러싼 국제 정치·경제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로존 주요국에서 유로화에 대한 회의론에 힘이 실리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 위기론이 퍼지고 있다.

◇선거 맞아 퍼지는 유로화 회의론= 파이낸셜타임스(FT)와 허핑턴포스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각종 선거를 앞둔 유럽 정치권에서 유로화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과거 그리스 재정 위기 등으로 유로화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의 주변국인 탓에 곧바로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최근 유로화 회의론이 유로존 중심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고개를 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4∼5월 대선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은 물론 유로존 탈퇴까지 외치는 극우파 르펜 대표와 극좌파 장뤼크 멜랑숑 좌파당 대표에 대한 지지가 만만치 않다. 19일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 1차 대선투표(23일) 지지도 조사에서 르펜 대표는 22%의 지지를 얻어 사회당 출신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22%)과 동률 1위였으며, 멜랑숑 대표가 20%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르펜 대표는 유로화에 대한 적대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탈퇴는 프랑스인들의 예금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프랑스인에겐 현 상황이 더 위험하다”면서 “우리의 국가통화를 되찾아오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통화정책의) 자유도 되찾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펜 대표는 그동안 유로화로 독일만 이득을 보고 있다면서 유로화를 프랑스 옆구리에 들어온 칼이라고까지 비난해왔다.

이탈리아에서도 반(反)EU와 반유로존을 내세운 정당들이 세를 불리고 있다.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은 총선 승리 시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극우정당인 북부연맹도 여기에 가세한 상태다. 오성운동은 현재 지지율이 33%, 북부연맹은 12%를 기록 중이다.

◇유로화가 가져온 경제적 불균형= 유로화에 대한 회의론이 퍼지는 것은 유로존과 유로화가 가진 결함 때문이다. FT는 다른 연방국가와 달리 유로존 회원국 간에는 예산 공유가 되지 않는 탓에 호경기와 불경기 국가 간 자본 재분배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로존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으면서도 각국 경제정책 차이 때문에 경쟁력과 국제 수지, 실업률 등이 서로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가입국 전체 1인당 평균 GDP를 100으로 할 경우 2004년 120이었던 독일 1인당 GDP는 2015년에 124로 상승했다. 반면 프랑스 1인당 GDP는 같은 기간 110에서 106으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경우 1인당 GDP가 110에서 96까지 떨어져 평균치를 밑돌았다. 이탈리아의 1인당 GDP는 체코나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수준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또 같은 유로화여도 국가별로 가치가 다르다 보니 수출 경쟁력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영국 조사전문 회사 월드 이코노믹스는 독일 기준 유로화는 달러화에 비해 14% 저평가된 반면, 이탈리아 기준 유로화는 4% 저평가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는 이탈리아 제품에 비해 독일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다. 이를 보여주듯 독일은 지난해 역대 최고치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무역수지 흑자는 2573억 유로(약 315조2028억 원)에 달했다. 이탈리아의 흑자는 516억 유로로 독일의 5분의 1 수준인 반면 프랑스는 648억 유로 적자를 기록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유로화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자 각국 중앙은행들도 유로화를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다. 중앙은행 전문 조사기관인 센트럴뱅킹과 HSBC가 80개 중앙은행 외환 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올해 최고 위험요소를 물은 결과, 가장 많은 34%가 유로존 불안정성을 꼽았다. 지난해 외환보유액에서 유로화 비중을 조정했다는 응답도 70%나 됐다.

유럽 정치·경제 전문가들은 유로화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독일의 무역흑자 규모 축소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르첼 프라처 독일경제연구소(DIW) 소장은 유로뉴스 기고문에서 “독일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유로존 회원국)를 위해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한 무역수지 흑자를 줄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독일 기업의 해외 투자를 늘리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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