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4.26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골프
[스포츠]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1일(金)
잔디밭에 들어갔다 혼났니?… 얼른 커서 골프장 가 보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힐링 빨갛게 물들어오는 그날 모든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나만의 세계로 몰입해본다. 세상의 행, 불행도 내 안에 있는 것. 그 속으로 나를 보낸다. 2017년 작. 김영화 화백
아이가 혼났다. 엄마가 아이의 등을 내리치며 혼을 내고 있었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이가 했나 보다. 안 된다고 했는데 아이가 되는 행동을 했나 보다. 한참을 지켜봤다. 아이는 꽃잔디가 너무 예뻐 화단에 들어가 꽃을 꺾었나 보다. 아이 엄마는 꽃밭은 많은 사람이 보라고 있는 것이지, 들어가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꾸중했다.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으니 쓰디쓴 웃음이 지어졌다. 어릴 적 학교 꽃밭, 고궁 잔디밭에 들어갔다가 혼나고 벌 받고 반성문을 썼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는 꽃밭, 잔디밭에 들어가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썼던 게 기억났다.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너도 얼른 커서 골프장으로 오라고 귀띔해주고 싶었다. 골프장에 가면 실컷 잔디를 밟고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그러고 보니 우리 한국인들이 골프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가 꽃밭과 잔디를 마음대로 밟을 수 있어서인 것 같다. 매년 서원밸리 골프장 잔디 코스를 주차장과 많은 사람에게 맘껏 밟고 즐기라고 개방한다. 가족이 잔디밭으로 몰려들었고 그곳에 텐트도 치며 환호했다. 폭발적 반응과 감동으로 이어졌다.

그 아이의 엄마를 나무랄 수도 없다. 적어도 그 세대들은 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배웠으니 말이다. 이제부터는 만져보고 밟을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것 같다. 특히 중요한 것은 꽃과 잔디는 순환성 생명이기 때문에 내년 봄이 되면 다시 파랗게, 붉게 피어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자연을 즐길 권리가 있다. 만져보고 밟아보고….

벼가 잘 자라고 있는 논에 풀이 자라고 있으면 잡초다. 하지만 골프장 코스 잔디밭에 벼가 자라면 이 역시 잡초이다. 잡초는 제거해 줘야 주식물이 잘 자란다. 넓은 들판에 풍년초(일명 개망초)가 지천으로 깔려 있으면 농부들은 한숨부터 짓는다.

하지만 골프장에 풍년초가 홀 주변에 작은 계란 프라이처럼 하늘을 향해 피어 있으면 골퍼들은 환호한다. 1800년대 말 경인철도 설치를 위해 캐나다산 침목이 들어왔을 때 함께 딸려온 씨앗이 바로 풍년초다. 하필이면 나라를 빼앗기기 직전에 우리나라에서 피어나 개망초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가치는 변화한다. 따라서 세상엔 절대적인 가치는 없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김수영의 시 ‘풀’이 꼭 민중이어야 하고 ‘바람’이 권력이어야 할 절대적 가치는 필요 없다. 풀은 풀이고 바람은 바람이다. 그래서 골프장에 가고 싶다. 절대적 가치도, 맞음과 틀림을 강요하는 시험도 없기 때문이다. 맘대로 밟아도 될 잔디가 있고 꽃씨가 마음대로 날아다니다가 내리고 싶은 곳에 앉아 싹을 틔우고 꽃피우면 되니까.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 많이 본 기사 ]
▶ 한국당 “문재인 정권, 洪 겨냥 무차별 사찰 중단하라”
▶ [단독]드루킹 이혼소송도 맡았던 변호사, 사임계 내고 잠..
▶ 가수 김흥국, 이번엔 아내 폭행 혐의로 경찰 입건
▶ 호감 가는 여교사 미행→비밀번호 확인→침입…결국엔 성..
▶ “드루킹, 대선前 김경수外 여당 유력의원 국회서 접촉시도..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장제원 “4개월간 6차례 홍준표 통신사찰…대표실 직원도 동시사찰”김성태 “김경수-드루킹, 상당 기간 긴밀하게 연락” 자유한국당은 검찰..
mark“탈북자가 南서 사기당한 것도 방송… 그러니 北에서 더 관심”
mark中석탄발전소 한국 인근 11개省에 1625基…편서풍 불면 ‘직격탄..
[단독]드루킹 이혼소송도 맡았던 변호사, 사임계 ..
김정은, 27일 文대통령과 함께 국군 의장대 사열한..
‘드루킹 출판사 절도사건’ TV조선 압수수색, 기자들..
line
special news 가수 김흥국, 이번엔 아내 폭행 혐의로 경찰 입건
경찰, 112 신고로 출동…“정확한 내용 확인 중”최근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해 논란이 된 가수 김흥국(59)씨..

line
“드루킹, 대선前 김경수外 여당 유력의원 국회서 접..
[단독]김경수보좌관 압수수색 5건 신청했는데… 檢..
[단독]日음란물 자막 만들어 유통 최대 사이트 운..
photo_news
호감 가는 여교사 미행→비밀번호 확인→침입..
photo_news
역대 최다 스크린 ‘어벤져스3’… 마니아들만 ‘꿀..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실록에 임금의 잘잘못 사실대로 기록하라”…역사에서 배우게..
[인터넷 유머]
mark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 mark초보 공무원
topnew_title
number 인도, 16세 소녀 성폭행한 유명 종교인에 종..
日 “독도 디저트 남북만찬서 빼라”…남의 잔..
[단독]서울대 총학, ‘김일성大 교류추진’ 논..
檢, ‘그림대작’ 조영남 추가 사기혐의에 징역..
“래퍼 정상수한테 술취한채 성폭행 당했다”..
hot_photo
배우 김민서 “5월에 결혼합니다”
hot_photo
‘완벽 투구폼’ 설인아 시구
hot_photo
‘EDM 슈퍼스타’ DJ아비치 28세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