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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1일(金)
송민순 前장관이 공개한 ‘北 지침’문건, 眞相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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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말기이던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직전에 정부가 북한 측 반응을 타진했다는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회고록을 통해 북한에 물어본 뒤 기권을 결정했다며 일부 경위를 소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 탄핵 사태로 흐지부지됐었다. 송 전 장관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북한의 반응을 알아보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9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문 후보는 “국정원의 해외 정보망을 통해 북한의 반응을 판단해 봤다는 것”이라며 ‘북한 당국 반응 타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동안 문 후보는 ‘북한에 물어봤다’는 주장 자체도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보여왔다.

송 전 장관은 문 후보 측 주장들로 인해 ‘자신이 거짓말한 것으로 됐다’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문건’을 공개하고 더 자세한 경위를 밝혔다. 20일자 중앙일보에 보도된 내용과 표현을 보면, 문 후보 주장처럼 국정원이 해외 정보망을 통해 얻은 북한 반응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입장을 물어본 뒤 북한 기관으로부터 직접 받은 답변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수뇌 선언’ ‘반공화국 세력’ 등의 표현, 그리고 “우리는 남측의 태도를 예의 주시할 것임”이란 마지막 문장 등을 보면 달리 해석하기 힘들다. 심지어 ‘북한 지침’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내용이 충격적이다.

이번 사안은 양측의 진실 공방도 문제지만 다음의 두 측면에서 더 심각한 사안이다. 첫째, 유력 대통령 후보의 대북관·정직성과 직결된 문제다. 그러지 않아도 문 후보는 ‘주적 문제’ 등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문 후보는 당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더니, 최근엔 국정원을 통해 북한의 반응을 확인해 본 것이라 했다. 둘째, 정부의 대북 정책 결정 과정 및 북한 당국의 개입 여부는 그 자체로 중대한 문제다.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대북 정책의 원칙도 투명성도 모두 무너진다. 따라서 이 문건의 작성 주체, 작성 경위는 물론 당시 청와대 회의 내용 등의 진상(眞相)이 신속히 규명돼야 한다. 국정원 등에 관련 문건이 있고, 당사자들의 기억도 생생한 만큼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국회 청문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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