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즈 악문 축구의 신… 바르사 승리로 이끌다

메시, ‘엘 클라시코’서 동점·결승골… 팀 최초 500호골

FC 바르셀로나가 266번째 열린 엘 클라시코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제압했다. 종료 직전 승부가 갈린 역대 최고의 엘 클라시코.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입안 출혈로 거즈를 물고 달리면서 결승골을 포함해 2득점을 올렸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개인 통산 499호, 500호 골을 넣었다.

바르셀로나는 24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메시는 0-1로 뒤지던 전반 33분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2-2이던 후반 추가시간에 드라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바르셀로나는 ‘3인방’ 중 하나인 네이마르가 징계로 인해 결장했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메시 봉쇄에 주력했다.

전반 19분 메시는 거친 수비에 쓰러졌다.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로와 경합하다 팔꿈치에 얻어맞아 피를 쏟았다. 메시는 입안에서 피가 멈추지 않자, 거즈를 물고 뛰었다. 메시는 지난 2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와의 8강 2차전에서 그라운드에 얼굴이 부딪혀 피가 난 데 이어 또다시 ‘출혈 투혼’을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8분 마르셀로의 크로스를 받은 세르히오 라모스의 슛이 골대 오른쪽을 맞고 나오자, 뒤에서 쇄도하던 카세미루가 밀어 넣어 첫 골을 넣었다.

그러나 메시는 5분 뒤인 전반 33분 이반 라키티치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다. 페널티 지역에서 현란한 몸놀림으로 수비수 3명을 순식간에 제친 뒤 강하게 공을 차는 ‘신기’를 발휘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골이 전반전에서 나온 유일한 유효 슈팅이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28분 라키티치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수비 1명을 제치고 득점을 올려 역전했다. 4분 뒤엔 라모스가 메시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바르셀로나는 수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후반 40분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조르디 알바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메시는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왼발로 논스톱 슈팅, 왼쪽 아래 골대 구석으로 공을 넣었다.‘버저비터’에 비유할 수 있는 득점이었고 곧바로 경기는 끝났다. 바르셀로나는 1902년부터 열린 엘 클라시코 전적에서 110승 59무 97패의 우위를 유지했다.

결승골을 넣은 메시는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가면서 상의 유니폼을 벗었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홀로 관중석 앞에 남아 벗은 유니폼을 관중에게 보여줬다. ‘내가 바로 메시다’라고 외치는 듯 자신의 등 번호와 이름을 관중에게 ‘선물’했다. 메시는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지만, 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메시는 이로써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30호 골로 득점 1위를 질주했다.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데뷔한 메시는 또 통산 프리메라리가 343골, 챔피언스리그 94골, 코파델레이(스페인국왕컵) 43골, 스페니시 슈퍼컵 12골, 클럽월드컵 5골, 유러피언 슈퍼컵 3골로 바르셀로나 역사상 500골을 넣은 첫 선수로 등록됐다. 메시는 엘 클라시코 역대 최다골 기록도 계속 경신하고 있다. 메시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3골을 넣었다. 엘 클라시코 역대 득점 랭킹 2위인 1940∼60년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18득점)를 넉넉하게 앞서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23승 6무 4패(승점 75)가 돼 1위를 달리던 레알 마드리드(23승 6무 3패·승점 75)와 승점이 같아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골득실에서 48로, 바르셀로나(62)에 뒤져 1위를 내줬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보다 1경기를 덜 치렀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은 메시를 극찬했다. 엔리케 감독은 승리 직후 “메시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라며 “수많은 축구 경기와 영상을 봤지만 메시는 차원이 다른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엔리케 감독은 “메시는 심지어 집에서 밥을 먹을 때도 남다르다”면서 “메시의 500호골이 여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그것도 92분에 터졌는데 메시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팬들에게도 정말 멋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