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親시장’ 중도파 30代, 마크롱

경제장관 출신… 선출직 첫 도전
24세 연상 은사와 결혼 ‘순애보’

프랑스 1차 대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결선 투표에 오른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은 선출직 첫 도전에서 기성 정당 대선후보들을 누른 ‘무서운 신예’다. 마크롱 전 장관이 5월 7일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면 지난 1848년 나폴레옹 3세 이후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직에 오르게 된다. 또 현재 서방 주요국 지도자 중 가장 젊은 지도자가 된다.

23일 AF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전 장관은 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2014년 8월~2016년 8월)을 지낸 것 외에 눈에 띄는 정치 경력이 전무하다. 소도시 아미앵에서 의사 부부 아들로 태어난 마크롱 전 장관은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뒤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잠시 일했다. 이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스카우트돼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활동해 오다 2012년 사회당 정부 출범 때 올랑드 대통령 경제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4년 개각 때 36세의 나이에 경제부 장관을 맡았던 마크롱 전 장관은 2016년 사회당을 탈당한 뒤 좌·우로 양분된 프랑스 정치를 개혁하겠다며 ‘중도’를 내세운 정치운동 ‘앙 마르슈’(En Marche·전진)를 시작했다. 그는 사회당과 공화당에 실망한 유권자의 심리를 파고들면서 대선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한때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에게 밀리기도 했으나 피용 전 총리가 가족 고용·세비 전용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선두권을 탈환했다. 또 높은 실업률과 잦은 테러로 집권 사회당 지지율이 떨어진 점과 브누아 아몽 전 교육장관의 좌클릭 행보로 사회당 지지층이 분열된 점도 마크롱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고교 시절 스승이었던 24세 연상 브리짓 트로뉴와 2007년 결혼한 개인사 등도 기성 체제에 저항심이 높은 젊은 층 지지를 끌어들였다. 다만 선출직 경험이 없다는 점과 무소속인 탓에 의회 의석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