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公기관 성과연봉제’ 폐지 위기… 文 반대 - 安 중립 - 洪 유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무슨 공약 내놓나 24일 오후 경기 구리시 인창동 돌다리 사거리에서 열린 대선후보 유세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시민들이 창문을 열고 후보의 모습을 보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119개 공기관 도입 1년만에
성과연봉 사실상 폐기 수순

인터넷전문銀 산업자본 증자
文·沈 “반대” 洪·安·劉 “찬성”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비상’

25일 문화일보가 유력 대선 후보 5인을 대상으로 금융 현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터넷전문은행·금융권 성과연봉제 등 박근혜정부 금융 개혁안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입장 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유력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성과연봉제 역시 문 후보가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기존의 금융개혁 정책에 대변화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금융권의 혼란도 상당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 현재 국회에는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34~5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5개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은산분리를 내세워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예외 없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의결권 기준 4%)을 명시한 현 은행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영업 확대 등을 위해 25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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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케이뱅크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KT는 은산분리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증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케이뱅크와 오는 6월 영업을 시작하는 카카오뱅크 모두 국회에 관련법 처리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특정 기업을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 개정 여부는 부작용을 줄일 방안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안철수 국민의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 측은 “은산분리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다만, 은산분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금융과 산업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금융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예외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은행의 사(私)금고화 차단 장치 마련’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성과연봉제 = 홍·유 후보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두 반대다. 문·안·심 후보는 일단 지난해 5월 정부가 9개 금융 공공기관을 포함해 119개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에 대해 “노사합의 파기”라고 규정했다. 문 후보는 ‘폐기 후 원점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노사 합의로 도입된 곳’만 인정한다며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안 후보 측은 “노사 간 합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경우 이를 중단하고 노사가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 공공기관의 경우 예금보험공사와 주택금융공사 2곳만 노사 합의로 도입이 된 상태다. 나머지는 이사회 의결로 결정됐고, 이에 노조 측은 법원에 효력정지 소송을 낸 상태다. 금융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가 ‘물 건너’ 간다면 지난해 7월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도입을 추진 중인 시중은행도 동력을 잃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 후보는 연공서열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이 근로자 내부의 부당한 임금 격차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홍 후보 측 역시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경제 논리”라며 찬성했다.

◇가계부채 = 모든 후보가 ‘가계 소득 향상’을 근본적 해결책으로 꼽았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서민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단기적 정책 방향도 같았다. 세부적 방법에 대해선 후보별로 차이가 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