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취업난’… 佛청년 표심 절반, 극우·극좌로 향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 진출한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가운데) 후보가 24일 파리의 한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고 나온 뒤 당직자들과 이동하고 있다. 르펜 후보는 이날 국민전선 대표직을 사임하며 결선 투표를 앞두고 본격적인 지지층 확장에 들어갔다. AP연합뉴스

- 프랑스 大選 1차투표 분석

18 ~ 24세 청년 유권자들 중
30% 멜랑숑·21% 르펜에 票
중도 마크롱 18% 득표 그쳐

청년 실업률 23% … 獨의 3배
佛노동자 우선 고용 공약 먹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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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차 대선투표(23일)에서 청년 중 과반수가 극단주의 후보들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프랑스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진보 성향이 강한 청년들이 극좌성향 좌파당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뿐 아니라 극우파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에게도 대거 투표한 사실에 프랑스 사회는 더욱 놀라는 분위기다. 이는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프랑스 청년들에게 ‘프랑스 우선주의’를 내세운 르펜 후보 공약이 먹혀든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프랑스 24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BVA의 1차 대선 투표 출구조사 결과, 청년 유권자(18~34세) 2명 중 1명이 극우파인 르펜 후보나 극좌파인 멜랑숑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 이들 청년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멜랑숑 후보는 저소득층 감세와 고소득층 증세 공약을 내세워 전통적 지지층인 청년층을 파고들었다. 이번 대선 1차 투표에서 18~24세 유권자 중 가장 많은 30%가 멜랑숑 후보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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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높았다. 18~24세 유권자 중 21%가 르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두 극단주의자에게만 과반수인 51%가 투표한 셈이다. 1차 대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중도성향 정치운동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는 18%의 득표에 그쳤다.

25~34세 유권자들은 가장 많은 28%가 마크롱 후보를 지지했지만, 르펜 후보와 멜랑숑 후보에게도 각 24%씩 표를 던졌다. 두 극단주의자에 몰린 표가 48%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양대 정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이들 연령층에서 10%를 밑도는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높은 실업률로 인해 일자리를 얻지 못한 프랑스 청년들이 반(反)이민과 프랑스 노동자 우선 고용 등을 내세운 르펜 후보의 공약에 귀를 기울인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 2월 현재 프랑스 청년(25세 이하) 실업률은 23.6%로 EU 28개국 평균(17.3%)보다 6.3%포인트 높았다. 특히 올해 6월 조기 총선을 치르는 영국(12.1%)에 비하면 2배, 9월 총선이 예정된 독일(6.6%)과 비교하면 3.6배나 높은 수준이다.

크리스텔 크라플레 BVA 여론조사 담당 이사는 프랑스 24와의 인터뷰에서 “극좌파인 멜랑숑 후보가 청년층에게 지지를 받는 것은 전형적인 시나리오지만, 극우파인 르펜 후보에 대한 청년층의 강력한 지지는 예상 밖의 현상”이라며 “르펜 후보는 노동시장에 막 진입하는 청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청년층의 위기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며 “국민전선이 점점 더 청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