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비난하던 트럼프, 유엔 치켜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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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흐스 총장 만난 자리서
“대단한 잠재력 가지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북한 핵·미사일 도발 등에 대한 유엔의 대응이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하면서 유엔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A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사진) 유엔 사무총장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대사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유엔은 지금까지 저조한 성과(underperformer)를 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엔의 예산문제와 관련해 “유엔의 예산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비용이 완전히 통제 밖에 있다”고 지적한 뒤 “나는 비용에 밝은 사람(a budget person)이다. 유엔이 일을 잘한다면 예산문제에 대해 덜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유엔에 대해 “사람들이 모여 노는 곳”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의 유엔분담금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유엔은 크고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유엔이 전 세계의 위협을 더 잘 다루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 대해 “만약 여러분이 좋아하지 않으면 곧바로 교체할 수 있다”는 비외교적 농담을 던져 오찬장을 순간적으로 긴장시키기도 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잠시 후 대사들이 농담을 눈치채고 하나둘 웃음을 터뜨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가 환상적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무대에서 강성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외교 무대에서 사린 가스를 동원해 자국민을 공격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리아 정부와 이를 감싸는 러시아를 향한 ‘작심 발언’을 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녔던 유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바뀐 것도 헤일리 대사의 역할에 힘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