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률 전국 1위

86.3% 기록… 전국 평균 2배
지자체·교육청 긴밀협조 성과

‘뭣이 중헌디’라는 대사로 인기를 끈 영화 ‘곡성(哭聲)’의 배경 장소로 유명세를 치른 전남 곡성(谷城)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률에서 전국 최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일부 학부모가 자녀의 접종을 꺼리면서 전국적으로 예방접종률(평균 46.6%)이 저조한 것과 대비된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기관 등의 긴밀한 협조 때문으로 분석됐다.

25일 질병관리본부(KCDC)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부터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255개 보건소 접종률 중 전남 곡성군이 86.3%로 가장 높았다. 전국적으로 접종률이 80.0%를 넘는 곳은 곡성군이 유일했다. KCDC의 분석 결과 곡성군의 경우 보건당국과 교육청이 협업 체계를 갖춰 접종대상자 명단을 학교에 통보하고,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 등으로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국내에서 한 해 4000여 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900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어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매년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자궁경부암 백신(2회)을 맞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에 해당하는 2003∼2004년 출생 여성 청소년이 1차 접종 대상이었고, 올해는 2004∼2005년생이 대상이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곡성군청을 찾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암 예방 효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데다 작년에 부작용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접종률이 50% 정도에 그쳤다”며 “올해는 적극적인 안내를 통해 접종률을 7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