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5.29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6일(水)
(1113) 54장 황제의 꿈 - 6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아버지, 하선옥 씨하고 결혼하실 건가요?”

서미혜가 묻는 바람에 서동수는 씹던 것을 서둘러 삼켰다. 평양 모란봉식당 안, 오후 7시 반, 서미혜가 관저에는 들어오기 싫다고 해서 둘은 여기서 저녁을 먹는 중이다.

“왜? 그런 소문이 났어?”

“소문은 오래전부터 떠돌았지요.”

서미혜가 맑은 눈을 치켜뜨더니 서동수를 흘겨보았다.

“소문이 어디 한두 번인가? 중국 여자가 되었다가 러시아 여자, 중국 여자는 둘이나 되었지요. 참, 나.”

“미안하다.”

“뭐가 미안해요?”

“딸 앞에서 여자 문제로 잔소리 듣는 것이 좀 창피하구나.”

“잔소리 아녜요, 아버지.”

젓가락을 내려놓은 서미혜가 지그시 서동수를 보았다. 28세. 6세 때 중국으로 데려와 형수인 박애영과 어머니가 키웠다. 시간이 그야말로 유수(流水)처럼 흘러 서미혜는 중국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했다. 지금은 중국 동성 본사의 기획실 팀장이다. 서동수와 한 달에 한두 번쯤 전화 연락을 하고 1년에 두 번 정도 이렇게 만나 식사를 하는지도 몇 년 되었다. 서미혜를 키운 것은 7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지금 칭다오에서 함께 살고 있는 형 서민수 부부다. 사촌들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어머니와 헤어지고 아버지는 만날 자리를 비우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아버지도 중심을 잡으셔야 할 때가 되었어요. 다 알고 계시겠지만.”

“알겠다.”

“그리고 저, 결혼 내년쯤 하겠어요.”

“그, 중국놈이냐?”

“중국놈이 뭐예요?”

“한국놈, 일본놈, 미국놈, 다 그렇지. 중국만 중국님이라고 해?”

“그건 그렇지만요.”

착한 서미혜가 배시시 웃었다. 서미혜는 동성 베이징 사업본부 부장으로 근무하는 제임스 위라는 한족과 교제 중이다. 30세, 미국 예일대 경영학 박사 출신이며 한국어도 유창하다고 했다. 서미혜가 말을 이었다.

“아이 넷만 낳기로 했어요. 아들 둘, 딸 둘, 이렇게요.”

“너무 많지 않냐?”

“애들이 커서 중국, 한국, 한랜드, 이렇게 나누어서 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걔들 집 찾아다니면서 여생을 보내는 거죠.”

“40년쯤 후를 생각하는 거냐?”

“그래요.”

“그때 대륙이 어떻게 되어 있을 것 같으냐? 네 생각을 말해봐라.”

“유럽은 몰라도 아시아, 러시아, 그리고 일본까지 한 덩어리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대제국으로요.”

“대제국이라…….”

“인도나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제외하고요.”

서미혜가 눈을 가늘게 뜨고 서동수를 보았다.

“아버지, 그런 분위기가 보이지 않으세요? 저는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도…….”

“나라 이름은?”

“코리아.”

바로 대답한 서미혜가 말을 이었다.

“이런 꿈이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신선한 공기처럼요.”

“그렇지, 그러려면 자식 넷은 있어야겠다. 네 계획이 적당하다.”

서동수가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강경화, 친척집 아닌 딸 고교 교장 전셋집에 위장전입”
▶ 아파트 광장서 자녀 생일파티 열어준 대학총장
▶ MB정부서 특수채 380조 발행…4대강 등 자금조달
▶ 잘못건 전화로 결혼까지… 염산테러 피해자의 기적같은 ..
▶ ‘미란이’ 억만장자 스냅챗 CEO 스피걸과 결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정양석 “위장전입 뿐 아니라 거짓말까지 드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딸의 국내 고교 진학을 위해 위장 전입한 아파트는..
mark아파트 광장서 자녀 생일파티 열어준 대학총장
mark잘못건 전화로 결혼까지… 염산테러 피해자의 기적같은..
이낙연, 사무실 출근 안해…언론 노출 부담 느..
[속보]北, 원산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
“文대통령 국정지지율 84.1%…민주 56.7% 최..
line
special news 칸 황금종려상 ‘더 스퀘어’…한국 수상 불발
경쟁 진출 여성 감독 3명 중 2명 수상 영화 ‘더 스퀘어’의 스웨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제7..

line
MB정부서 특수채 380조 발행…4대강 등 자금..
박성현, 볼빅 챔피언십 ‘1타 차’ 공동 2위…펑산..
‘공직배제 5대원칙’ 결국 손질…野에선 “원칙후..
photo_news
‘미란이’ 억만장자 스냅챗 CEO 스피걸과 결혼
photo_news
‘구의역 참사’ 1주기, 우리와 같았던 그를 추모하며…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33) 55장 사는 것 - 6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어떤 새해 소망
mark고주망태가 된 맹구
topnew_title
number 커제 “알파고에 지고 속상해서 밤새도록 술..
분당 50대女 술자리서 염산뿌려 “주민 5명 화..
시신 뱃속 마약 훔쳐 팔다 적발된 영안실 직..
고창석 교사 찾은 세월호 침몰해역 수중수색..
행인 물어 6주 상해 입힌 개 주인 무죄…“피..
hot_photo
文대통령 반려견 ‘마루’ 청와대 입..
hot_photo
21시간 사투 소방관들 ‘맨바닥 휴..
hot_photo
‘모델 본능’ 멜라니아, 5천7백만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