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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His Story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6일(水)
‘승정원일기’ 완역하려면 50年 걸려… AI로 초벌 번역하면 도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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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운(왼쪽) 원장이 지난 18일 고전을 번역하는 연구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호웅 기자
신 원장의 ‘고전번역 이슈 Q&A’

Q: ‘승정원일기’를 완역하는 데 아직 50년이 남았다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나.

A: 승정원일기는 지금으로 말하면 청와대 비서실 일기다. 조선 초기 것은 소실되고, 인조 이후 고종까지 272년의 3245책이 남았다. 글자 수가 2억4250만여 자로, 완역하는 데 25년 이상이 걸린 조선왕조실록의 4964만여 자보다 대략 5배 정도 된다. 산술적 비교만 해도 125년이 걸린다. 승정원일기는 그 성격상 내용이 복잡하고 다양하며 디테일이 매우 강한데, 전문번역자가 많지 않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Q : 승정원일기를 인공지능(AI)으로 번역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러면 빨라질까.

A : 제가 AI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중국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산적한 고전을 번역하는데, 완전하게 번역해 낼 수는 없겠지만, 비교적 평이한 부분에 초벌 번역만이라도 해준다면 힘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점에서 AI 번역에 정부가 투자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처로 생각한다.

Q : 고전을 번역하다 보면 오역(誤譯) 등 에피소드도 있을 텐데.

A : 공자가 말하는 것을 높여 ‘자왈(子曰)’이라고 한다. 그의 제자 중에는 자로(子路)가 있다. 자로왈(子路曰)이라는 말은 자로가 말했다는 뜻인데, 자로가 인명인 줄 모르고 ‘공자가 길에서 말했다’고 번역한다는 우스개가 번역자들 사이에 있다. 표의문자인 한문의 특성상 고유명사와 일반명사의 형태상 구분이 없고, 또 명사와 동사 사이에도 형태로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실제 고유명사가 번역되는 웃지 못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왕조실록과 같은 기사문은 팩트의 전달이 기본이다. 팩트체크라는 말이 있는데, 역사의 팩트체커는 바로 우리 고전 번역자들인 셈이다.
e-mail 엄주엽 기자 / 문화부 / 부장 엄주엽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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