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보인다’며 승차거부, 차 문에 손님 매단 채 질주한 택시기사 입건

차 문 손잡이를 잡은 손님이 ‘술 취해 보인다’는 이유로 승차를 거부하며 그대로 매단 채 질주해 다치게 한 60대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택시기사 김모(6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6일 0시쯤 도봉구의 한 도로에서 택시에 타려던 이모(46) 씨를 차 문에 매달고 달리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이 씨는 얼굴 골절상과 팔 찰과상을 입는 등 전치 6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 씨 일행이 손을 들며 택시에 타려고 하자 이들 앞에 택시를 세웠으나, 이 씨가 술에 취한 것처럼 보이자 승차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이 씨가 조수석에 타기 위해 택시 앞문 손잡이를 잡았는데도, 문을 잠근 채 가속 페달을 밟아 그대로 질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문 손잡이에 매달린 채로 15ｍ가량 끌려가다가 도로에 나뒹굴었고, 김 씨는 아무런 조치 없이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사고 당시 술을 마시긴 했으나 만취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도주 당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빈 차’ 표시등을 일부러 꺼둔 채로 골목길만 선택해 주행했다”며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