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누가 대한민국을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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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정치부 선임기자

대통령의 다른 이름은 군 통수권자다. 그는 국민과 영토를 지킨다. 경제가 먹고 사는 문제라면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다. 핵을 끼고 있는 북한 정권과 마주하는 우리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안보관’이 대통령을 뽑는 최우선적인 기준이 돼야 할 이유다. 최대 안보 이슈는 북핵 공격으로부터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킬 것인가이다. 기자는 최근 주요 대선 후보들과의 잇단 인터뷰에서 ‘북핵 공격이 임박했을 때 미국이 선제타격을 협의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공통질문을 던졌고, 그 답변들을 다시 정리해 봤다. 선제타격은 유엔헌장 제51조에 명시된 자위권에 따른 군사행동이다. 북핵 공격 징후 파악부터 선제타격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30분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생각은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며, 국민 동의 없이는 선제타격은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군사행동은 반드시 한국과 사전협의가 돼야 하고, 협의 전에는 어떤 결정도 해서는 안 되며, 정부는 국민한테 물어보고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우선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선제타격 반대론으로 읽힌다. ‘국민 동의 우선’ 철학을 내세운 게 돋보이지만, 핵 공격이라는 절박한 순간에 요구되는 군 통수권자로서의 기민한 판단 능력과 결단 의지를 확인하기는 힘들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쟁은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미국과) 치열하게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전쟁 가능성을 배제하려 노력하면서 선제타격을 치열하게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열한 논의’라는 표현 속에서 전면전의 참화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반전(反戰)관과 국민을 핵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결정권자의 고뇌가 함께 느껴졌다. 하지만 정책은 선택이다. 긴박한 시공간(時空間)에서 결정의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논의’만큼 ‘전광석화 같은 결단’이 중요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북 도발 시 선제타격은 당연하고, 한·미 합동으로 김정은 ‘참수작전’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응징의 각오가 선명하지만 선제타격을 넘어 도발 지휘부까지 제거한다는 것은 과잉대응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핵 공격의 확실한 징후에도 선제타격을 하지 못한다면 그건 정부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안의 성격으로 보나 시간적 촉박함으로 보나 좌고우면할 문제가 아니라는 신념을 드러낸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전장(戰場) 상황에 따른 고도의 군사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미리 된다, 안 된다 논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판단 배제’ 입장을 밝혔다.

지금 한반도에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라는 ‘한국 왕따’의 국제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여차하면 5·9 대선에서 선출되는 국가원수는 원치 않게 주변 강국과 북한의 책략에 끌려다니는 무능력자가 되거나 ‘가령섭통’(假領攝統·대리 대통령과 대리 군 통수권자)의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래서 대통령 선출은 더없이 중요하다. 다섯 후보에 대한 안보관 면접 결과는 나와 있다. 누가 대한민국을 지킬 것인가. 최종적인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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