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끌고, 설비투자가 밀고… 경제성장률 ‘반등 투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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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銀, 1분기 GDP성장률 발표

전년동기대비 2.7%증가 기록

반도체·디스플레이·油化 주도
6개월 연속 수출증가세 ‘견조’

설비투자 전년동기比 14.3%↑
건설투자 5.3% 예상 밖 증가

내수·일자리 회복 더뎌 ‘불안’

‘수출이 이끌어낸 깜짝 성장.’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전 분기 대비 0.9%로 나온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나타난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 등으로 대내외 리스크(위험)가 가중됐던 상황과 비교하면 ‘성장률 서프라이즈’인 셈이다. 하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중심의 성장세 반등이 소비 등 내수 회복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불안한 요소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GDP는 수출 및 설비투자 호조세로 전 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은 무엇보다 수출의 힘이 가장 컸다.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연속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수출이 좋은 흐름을 지속하면서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3%나 증가해 2010년 3분기(20.6%) 이후 26분기(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또 올해부터 꺾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건설투자가 아파트 분양 증가가 이어지면서 5.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 1분기 민간소비가 전 분기 대비 0.4% 증가에 그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분기(0.2%)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지난해 2분기(0.8%)와 3분기(0.6%)보다 증가 폭이 떨어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좋다고는 하지만 이런 흐름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국민이 성장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호조세가 고용 유발 효과가 약한 정보기술(IT)과 석유화학 등의 분야에 국한되고 있는 점도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고용을 주도할 수 있는 서비스업의 성장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서비스업 성장률은 0.1%에 그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0.0%)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관광 규제 여파 등으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이 전 분기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2분기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서비스업 위축세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