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5.29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8일(金)
(1115) 54장 황제의 꿈 - 8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연방 통일 후 3년째가 되면서 남북한 이주 규제가 풀리기 시작했다. 북한의 토지 사유화 정책이 굳어질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한은 1950년 6·25전쟁 직전에 농지개혁을 실시했으니 북한은 70여 년이나 늦은 셈이다. 연방이 되면서 이주를 규제한 이유는 남북한의 급격한 통합으로 일어날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규제가 풀린 뒤 한반도에는 대규모 이주가 계속되고 있다. 수백만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또는 한랜드로 이동 중이다. 처음에는 북에서 남으로 이주민이 쏟아지더니 금방 주춤해지면서 오히려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는 숫자가 많아졌다. 그러다가 북진(北進) 현상이 일어났다. 한반도에서 한랜드, 동북 3성으로의 이주다. 중국과의 무비자·무관세 협정이 그 상황에서 체결됐으니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오후 12시 반, 김광도가 한시티 서쪽의 유흥가에 위치한 ‘금강식당’에 들어섰다. 방으로 안내된 김광도를 남녀 여섯 명이 맞았다. 김광도 또래로 남자 넷, 여자 둘이다.

“어, 오랜만이구나.”

자리에서 일어선 그들에게 김광도가 웃으며 말했지만 아는 얼굴이 하나도 없다. 이번에는 김광도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다.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고 하는데 지난번에는 4학년 때 같은 반 친구 여덟 명이 찾아와 2박 3일을 놀다 갔다. 유라시아클럽에는 데려가지 않았지만 소문이 난 모양이다. 악수를 하고 이름을 들은 김광도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 다 들었겠지만 내가 이틀 동안은 책임질게.”

“고맙다. 모두 폐를 끼치는구먼.”

대표 격인 이우근이 말했는데 반장이었다고 했다. 지금은 보험회사 팀장이고 나머지 다섯은 교사, 은행원, 인테리어업자, 주부 등이다. 금강식당은 정통 한정식 식당이다. 김광도가 음식과 술을 주문했을 때 이우근이 말했다.

“우린 이곳에 투자 이민을 올 계획이야. 그래서 너한테 조언을 구하려고 왔어.”

“어, 그래. 내가 아는 데까지 말해 주지.”

김광도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지난번 4학년 동창들도 이곳에 호텔 하나를 세워볼 계획이라고 한 것이다. 그냥 얻어먹고 가기가 미안해서 그랬겠지만 사기만 치지 않는다면 상관없다. 김광도는 찾아오는 동창, 친지, 하다못해 이웃에 살았다는 인사까지 가능하면 만나주는 편이다. 그때 정진갑이란 동창이 말했다.

“우리 여섯이 50억 원을 모았어. 이 돈을 네가 맡아서 사업이건 주식이건 투자를 해줄 수 있을까? 전망이 있다면 100억 원까지 내놓을 수 있어.”

이건 인사치레가 아니다. 조금 긴장한 김광도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야, 투자자문회사도 많잖아? 난 그런 거 잘 모른다. 그리고 너희들 돈은 부담스러워. 내가 손대기 싫어.”

“이번에 요양병원 투자자를 모으고 있잖아?”

그렇게 물은 것은 옆자리에 앉은 여자 동창이다. 주부라고만 소개했는데 이름은 잊어먹었다.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여자의 눈 주위가 붉어졌다.

“그런데 투자해도 될까? 우린 네가 하라는 대로 할게.”

“너희들 돈 많냐?”

김광도가 묻자 여자는 웃기만 했고 이우근이 대답했다.

“좀 있는 편이지. 네 옆에 앉은 장숙경이는 몇 천억대 재산가고. 우린 걔 따라서 온 셈이야.”

장숙경, 김광도가 여자를 다시 보았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강경화, 친척집 아닌 딸 고교 교장 전셋집에 위장전입”
▶ 아파트 광장서 자녀 생일파티 열어준 대학총장
▶ MB정부서 특수채 380조 발행…4대강 등 자금조달
▶ 잘못건 전화로 결혼까지… 염산테러 피해자의 기적같은 ..
▶ ‘미란이’ 억만장자 스냅챗 CEO 스피걸과 결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정양석 “위장전입 뿐 아니라 거짓말까지 드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딸의 국내 고교 진학을 위해 위장 전입한 아파트는..
mark아파트 광장서 자녀 생일파티 열어준 대학총장
mark잘못건 전화로 결혼까지… 염산테러 피해자의 기적같은..
이낙연, 사무실 출근 안해…언론 노출 부담 느..
[속보]北, 원산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
“文대통령 국정지지율 84.1%…민주 56.7% 최..
line
special news 칸 황금종려상 ‘더 스퀘어’…한국 수상 불발
경쟁 진출 여성 감독 3명 중 2명 수상 영화 ‘더 스퀘어’의 스웨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제7..

line
MB정부서 특수채 380조 발행…4대강 등 자금..
박성현, 볼빅 챔피언십 ‘1타 차’ 공동 2위…펑산..
‘공직배제 5대원칙’ 결국 손질…野에선 “원칙후..
photo_news
‘미란이’ 억만장자 스냅챗 CEO 스피걸과 결혼
photo_news
‘구의역 참사’ 1주기, 우리와 같았던 그를 추모하며…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33) 55장 사는 것 - 6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어떤 새해 소망
mark고주망태가 된 맹구
topnew_title
number 커제 “알파고에 지고 속상해서 밤새도록 술..
분당 50대女 술자리서 염산뿌려 “주민 5명 화..
시신 뱃속 마약 훔쳐 팔다 적발된 영안실 직..
고창석 교사 찾은 세월호 침몰해역 수중수색..
행인 물어 6주 상해 입힌 개 주인 무죄…“피..
hot_photo
文대통령 반려견 ‘마루’ 청와대 입..
hot_photo
21시간 사투 소방관들 ‘맨바닥 휴..
hot_photo
‘모델 본능’ 멜라니아, 5천7백만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