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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8일(金)
(1115) 54장 황제의 꿈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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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통일 후 3년째가 되면서 남북한 이주 규제가 풀리기 시작했다. 북한의 토지 사유화 정책이 굳어질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한은 1950년 6·25전쟁 직전에 농지개혁을 실시했으니 북한은 70여 년이나 늦은 셈이다. 연방이 되면서 이주를 규제한 이유는 남북한의 급격한 통합으로 일어날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규제가 풀린 뒤 한반도에는 대규모 이주가 계속되고 있다. 수백만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또는 한랜드로 이동 중이다. 처음에는 북에서 남으로 이주민이 쏟아지더니 금방 주춤해지면서 오히려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는 숫자가 많아졌다. 그러다가 북진(北進) 현상이 일어났다. 한반도에서 한랜드, 동북 3성으로의 이주다. 중국과의 무비자·무관세 협정이 그 상황에서 체결됐으니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오후 12시 반, 김광도가 한시티 서쪽의 유흥가에 위치한 ‘금강식당’에 들어섰다. 방으로 안내된 김광도를 남녀 여섯 명이 맞았다. 김광도 또래로 남자 넷, 여자 둘이다.

“어, 오랜만이구나.”

자리에서 일어선 그들에게 김광도가 웃으며 말했지만 아는 얼굴이 하나도 없다. 이번에는 김광도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다.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고 하는데 지난번에는 4학년 때 같은 반 친구 여덟 명이 찾아와 2박 3일을 놀다 갔다. 유라시아클럽에는 데려가지 않았지만 소문이 난 모양이다. 악수를 하고 이름을 들은 김광도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 다 들었겠지만 내가 이틀 동안은 책임질게.”

“고맙다. 모두 폐를 끼치는구먼.”

대표 격인 이우근이 말했는데 반장이었다고 했다. 지금은 보험회사 팀장이고 나머지 다섯은 교사, 은행원, 인테리어업자, 주부 등이다. 금강식당은 정통 한정식 식당이다. 김광도가 음식과 술을 주문했을 때 이우근이 말했다.

“우린 이곳에 투자 이민을 올 계획이야. 그래서 너한테 조언을 구하려고 왔어.”

“어, 그래. 내가 아는 데까지 말해 주지.”

김광도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지난번 4학년 동창들도 이곳에 호텔 하나를 세워볼 계획이라고 한 것이다. 그냥 얻어먹고 가기가 미안해서 그랬겠지만 사기만 치지 않는다면 상관없다. 김광도는 찾아오는 동창, 친지, 하다못해 이웃에 살았다는 인사까지 가능하면 만나주는 편이다. 그때 정진갑이란 동창이 말했다.

“우리 여섯이 50억 원을 모았어. 이 돈을 네가 맡아서 사업이건 주식이건 투자를 해줄 수 있을까? 전망이 있다면 100억 원까지 내놓을 수 있어.”

이건 인사치레가 아니다. 조금 긴장한 김광도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야, 투자자문회사도 많잖아? 난 그런 거 잘 모른다. 그리고 너희들 돈은 부담스러워. 내가 손대기 싫어.”

“이번에 요양병원 투자자를 모으고 있잖아?”

그렇게 물은 것은 옆자리에 앉은 여자 동창이다. 주부라고만 소개했는데 이름은 잊어먹었다.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여자의 눈 주위가 붉어졌다.

“그런데 투자해도 될까? 우린 네가 하라는 대로 할게.”

“너희들 돈 많냐?”

김광도가 묻자 여자는 웃기만 했고 이우근이 대답했다.

“좀 있는 편이지. 네 옆에 앉은 장숙경이는 몇 천억대 재산가고. 우린 걔 따라서 온 셈이야.”

장숙경, 김광도가 여자를 다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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