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행정부·의회 총출동한 對北 통첩…한국은 뭐 하나

세계 최강국 미국이 북한이라는 ‘불량국가’ 대책을 대외정책의 ‘0순위’에 올려 놓았음을 전세계에 공표했다.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상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백악관에서 비공개 대북(對北)정책 설명회를 가졌고, 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명의로 합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 의회 의사당으로 이동해서 하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처럼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총출동해 대북 정책을 논의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서, 어떤 식으로든 북핵 문제를 매듭 짓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합동성명은 경제·외교적 압박을 강조했지만, 언제든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는 정지작업까지 마친 셈이다. 미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군사력 사용 시 의회 보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합동성명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 대북 정책 리뷰를 마치고 신(新)전략을 도출했음을 보여준다. 성명은 과거의 ‘전략적 인내’를 실패로 규정하고, 북핵 문제가 긴급한 안보 위협이자 외교정책 최우선 순위임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미국의 움직임을 볼 때, 더 이상 협상을 위한 협상은 없으며, 북한이 핵 포기 의지를 먼저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압박 강도를 계속 높여갈 것이다. 해리 해리슨 미 태평양 사령관은 26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잇달아 실패했지만, 결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많은 선제타격 옵션’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컨더리 보이콧,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도 구체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미국의 이런 결연한 움직임은 대한민국을 위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국까지 미국의 의지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협력할 태세를 갖췄다. 정작 한국이 문제다. 당선이 유력한 대선 후보들의 안보관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선제타격 반대’ ‘평화를 지키겠다’는 등 추상적·원론적 주장만 되뇌고 있다.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면서, 미국보다 더 강력하고 선명한 대북 정책을 내놔야 북핵 해결을 선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