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국 최초 건전지 기업 ‘로케트전기’ 차남 100억대 주식 불공정거래로 구속 기소

대한민국 최초의 건전지 기업 로케트전기 일가의 차남이 107억 원대 증권 불공정거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박길배)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로케트전기 김종성 회장의 차남 김도원(35) 상무를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상무는 2013년 6월 로케트전기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약 107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도록 한 뒤, 주가가 오르자 보유 주식을 팔아 부당이득 약 66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5월 로케트전기가 비상장 바이오 기업인 셀텍의 지분 42.15%를 적정가격보다 약 36억 원 비싸게 주고 인수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로케트전기는 싱가포르 농업 기업 A사에 BW를 발행하고 107억 원을 받은 뒤, A사의 모기업인 B사로부터 곡물을 수입하는 것처럼 꾸며 107억 원을 바로 되돌려 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실상 BW를 발행하지 않은 셈이다. 김 상무는 이 같은 수법으로 셀텍을 로케트전기 주가 부양에 쓸 구실로 생각했을 뿐, 회사를 정상 운영할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상무의 범행 과정에서 BW 발행·배정·인수 등에 관해 조력하는 등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한 공범 하모(50) 씨도 구속 수사 중이다. 하 씨는 김 상무의 범행을 돕는 대가로 약 10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로케트전기는 1946년 설립된 이후 건전지 제품 생산에 주력한 기업이다. 국내 건전지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을 만큼 탄탄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했고, 신규 사업마저 부진해 적자에 허덕였다. 2014년 12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폐지 통보를 받은 뒤 2015년 상장 폐지됐다.

김기윤 기자 cesc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