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경영 24시>투명경영委 설치·중간배당 시행… ‘쇄신’ 향한 과감한 실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새내기 사원들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회사의 투명경영 정책 관련, 입문 교육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 ④ 현대자동차

주주권익 지키는 투명경영위
기아차·현대모비스까지 확대

국내 첫 거버넌스 기업설명회
해외주주 직접 만나 질의응답

기업지배구조 헌장도 만들어
이사회 역할 가이드라인 제시

지난 3월 21일 기업설명 활동(IR) 관련 글로벌 권위지인 IR 매거진은 ‘현대자동차의 기업지배구조 여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현대차가 투명성 증진과 소통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계간지 IR 매거진은 전 세계 기관투자가 및 IR 부문 종사자들을 주 독자층으로 하는 권위지로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 관련 내용을 집중 분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기사는 2014년 9월 한국전력 부지 매입 사건을 계기로 주주 및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이 현대차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의문과 불안감을 느꼈고 다음 해 주주총회에서 네덜란드계 연기금 APG 자산운용이 JP모건 등 20개 해외 투자기관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회사에 거버넌스 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고 적었다. 현대차는 즉시 투명경영위원회 설립을 발표했고 이후 중간배당 시행, 기업지배구조헌장 발표 등 실천으로 이어졌다며 현대차의 변화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11개국 기업지배구조 제도와 관행을 평가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CG(Corporate Governance) 와치 2016’ 보고서에서도 한국 기업의 회계 및 감사 부문 점수를 2015년보다 높은 70점으로 매기면서 현대차 등의 지배구조 결핍 문제 해결 노력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보고서는 현대차가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2015년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이 세계 각국을 돌며 주주들을 만나 지배구조 문제를 토론하는 로드쇼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발전은 긍정적이며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5년 소액주주를 비롯한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독립된 위원회인 투명경영위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투명경영 노력에 착수했다.

투명경영위는 기업의 인수·합병(M&A)과 주요 자산취득 등 중요 경영 사항이 발생하거나 위원회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가 주주 권익을 반영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회는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돼 회사 내에서 경영을 책임지는 사내이사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또 투명경영위원회 소속 사외이사 1인을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로 선임해 주주 권익을 위한 이중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현대차투명경영위는 설립 이후 이사회 등에서 이전보다 훨씬 활발하게 주주들의 입장에서 각종 사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사내외의 평가다. 특히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국내 투자자 간담회 및 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 등에도 참석해 이사회와 주주 간 소통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뒤이어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를 설치했고 올해는 현대모비스가 투명경영위를 만들었다.

투명경영위 설립 이후 현대차의 투명경영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차는 같은 해 7월 국내 기업 최초로 거버넌스 기업설명회(NDR) 활동을 시작했다. 회사 IR 담당팀과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가 함께 싱가포르, 홍콩, 영국 런던 등을 방문해 블랙락, 캐피탈그룹 등 주요 주주들과 만나 기업지배구조 관련 투명경영 계획을 설명하고 주주들의 의문에 답했다. 이 같은 IR 활동은 영국 등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 주주들의 관심과 요구를 반영해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발표했다. 새로 발표된 기업지배구조 헌장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포함한 현대차 이사회의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발표와 동시에 홈페이지에 국문과 영문으로 게재됐다.

현대차는 회사 차원에서의 상시적인 주주 소통 강화 방안도 실시하고 있다. 관련 법규에 따라 매년 주주총회 1주 전 공시되던 감사보고서를 올해는 2주 전 공시해 주주총회 참석 전 내용을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렸다. 또 외부감사 회계법인 선임과 관련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직접 보고할 예정이다. 해외투자자들을 위한 주주총회 안건 영문 설명 자료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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