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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9일(土)
(1116) 54장 황제의 꿈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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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6학년 때 같은 반 아니었어.”

식사와 함께 소주를 마셨는데 분위기가 떠들썩해졌을 때 장숙경이 말했다. 눈웃음을 치는 얼굴에서 교태가 배어 나왔다. 동창이니까 올해 서른일곱일 것이다. 잘 다듬어진 피부, 둥근 얼굴이 밉상은 아니다. 룸시티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수천 명의 절세미녀가 있다. 그 룸시티를 운영하는 김광도다.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장숙경이 말을 이었다.

“내가 주도해서 가자고 꾀어낸 거야. 너 만나려고.”

“그렇군.”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왜?”

“둘이 이야기하게.”

“좋아, 내가 연락하지.”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전화 번호만 찍힌 장숙경의 명함을 받아놓은 것이다. 오후 5시가 되었을 때 김광도는 사무실에서 비서 윤택규로부터 보고를 받는다.

“한국에서 한랜드로 입출국할 때 여권 심사를 안 하기 때문에 신분 확인이 조금 어렵습니다. 하지만…….”

윤택규가 들고 있던 서류를 김광도 앞에 놓았다.

“그린호텔에 투숙한 여섯 명 중 양기성 씨 하나만 제대로 된 신분증을 제시했고 나머지 다섯 명은 가명을 썼습니다.”

머리를 든 윤택규의 얼굴에 희미한 웃음기가 떠올랐다.

“하지만 한랜드 정보부에 의뢰했더니 조회 결과가 나왔습니다.”

윤택규가 말을 그쳤고 김광도는 서류를 보았다. 장숙경의 본명은 허민주, 42세, 사기전과 3범에 현재 지명수배 중이다. 클럽에서 만난 남자에게 강간을 당했다면서 촬영한 영상을 내보이고 협박한 것이다. 이우근, 정진갑 등은 가명이고 허민주의 팀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여섯 명이 팀을 짜고 접근했다.

“내가 동창들을 접대해서 보낸다는 소문이 쫙 퍼진 것 같군.”

김광도가 말하자 정보전문비서 윤택규는 외면한 채 대답했다.

“언론에도 보도됐으니까요.”

“이자들의 목적은?”

그때 윤택규가 탁자 위에 갓난아이 손바닥만 한 녹음기를 내려놓고 말했다.

“제가 직원을 시켜서 이자들이 방에서 회의하는 내용을 녹음했습니다.”

윤택규가 버튼을 누르면서 말을 이었다.

“요점만 편집했습니다.”

그때 이우근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럼 오늘 밤에 허 선생이 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겠구먼.”

“이거 두 방울이면 다 가요.”

허민주가 웃음 띤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가 여러 번 시험해봤거든. 백발백중이야. 침을 질질 흘리면서 덤벼들어.”

“일단은 대줘야 돼.”

사내 하나가 말을 받았다.

“아주 강하게 해야 돼, 허 선생.”

“내가 가만있어도 정신없이 덤벼든다니까 그러네.”

허민주의 목소리에 힘이 더해졌다.

“나한테 저녁때 연락하겠다는 얼굴을 보니까 다된 것 같아. 내가 그 심정을 알지. 룸살롱 애들만 보다가 나 같은 주부를 만나면 더 흥분되는 거야.”

“찍기만 하고 바로 여기를 떠나야 하니까, 짐 정리해. 내일 첫 비행기야.”

이우근이 말했을 때 윤택규가 버튼을 눌러 녹음을 끄고 말했다.

“흥분제를 드시게 하고 나서 섹스 장면을 찍고 그것으로 협박할 예정입니다.”

“입맛이 쓰구먼.”

입맛을 다신 김광도가 윤택규를 보았다.

“한랜드 교도소가 춥다고 소문 났지?”

윤택규가 잠자코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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