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女兒 살해 암매장’ 집주인 징역 20년·친모 10년 확정

자신의 집에 함께 살던 여성의 7세 난 딸을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하고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집주인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살인·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여·46)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숨진 아이의 친모 박모(43) 씨도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 씨는 2011년 7월부터 10월까지 같이 살던 박 씨의 딸이 가구에 흠집을 낸다는 등 이유로 매주 1∼2차례 때리고 베란다에 감금했다. 또 피해 아동에게 하루에 밥을 한 끼만 주는 식으로 학대했다. 폭행과 학대에는 피해자의 친모인 박 씨도 가담했다. 같은 해 10월 26일 이들은 피해자를 의자에 묶은 채 여러 차례 폭행했다. 이 씨는 박 씨가 출근한 후 피해 아동을 또 폭행하고 축 처져 있는 피해자를 방치해 외상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숨지자 경기도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박 씨는 이 씨에게 9억 원을 빌려줬다가 남편과 불화가 발생하자 딸들을 데리고 가출해 이 씨의 집에서 생활했다. 의존성 인격 장애로 인한 사물 변별 능력이 부족한 박 씨는 이 씨에게 영적 능력이 있다고 믿고 그의 지시에 복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피해자가 숨진 지 5년 만인 지난해 초 초등학교 장기 결석 학생 전수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1심은 이 씨에게 징역 20년, 박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은 박 씨의 의존성 인격 장애 등을 인정해 형량을 징역 10년으로 낮췄다. 이 씨에 대해서는 징역 20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