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兆 쓴 사회보장사업, 고용효과는 ‘?’

- 정부 작년 사업성과 평가

저소득층 취업률 상승 불구
직접일자리 반복참여로 한계
실적 높이기 급급 ‘보여주기식’
노인 건강 사후관리도 미흡
올해 예산 총 64조 투입 방침

지난해 정부가 62조1871억 원을 투입한 사회보장사업 가운데 고용·복지사업과 노인건강사업이 양적 성장은 있었지만, 질적으로는 한계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 고용복지사업에서는 실적 높이기 위주의 보여주기식 일자리 창출에 불과하고, 민간부문 일자리로 이동하지 못하는 ‘잠김효과’(lock-in effect)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총 세부과제 177개의 사회보장사업에 지난해보다 2조2827억 원 증액된 64조4698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제15차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2016년 사회보장제도 기본평가 결과’와 ‘2017년 사회보장 기본계획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사회보장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를 5년에 걸쳐 나눠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보장제도 기본평가 대상은 고용·복지 사업군(24개 사업)과 노인건강 사업군(19개 사업)이다.

평가 결과, 고용·복지군 가운데 저소득층의 경우 취업률은 비교적 높았지만, 대부분이 정부가 임금을 지원하면서 일자리를 직접 제공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에 반복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사업이 민간부문 일자리 확대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성 고용 복지도 투입 예산은 2013년 7595억 원에서 2015년 9454억 원으로 늘었지만, 남녀 고용률은 간격이 좁혀지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000여 억 원을 더 쓰고도 2015년 남녀 고용률(남 71.1%, 여 49.9%)은 2013년(남 70.8%, 여 48.8%)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여성 상당수가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단기 취업 패턴을 보인 것도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다.

노인건강 사업군 평가에서도 질적 측면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다. 예방 분야에서는 국가 건강검진 재정지원이 늘면서 검진기관이 증가해 노인 건강검진 수검률은 높아졌지만 검진 결과에 따른 건강증진사업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후 관리 및 삶의 질 제고·의료비 지출 감소를 위한 질병 전 단계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치료 측면에서도 주요 만성질환 사망률은 개선되고 뇌혈관 질환의 노인 인구 사망률도 감소했지만, 만성질환 관리사업 및 의료비 지원사업 등을 분절적으로 시행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 같은 평가 결과를 제2차 사회보장 기본계획(2019~2023년) 수립 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