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5.29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시론
[오피니언] 시론-이용식 논설주간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8일(金)
4차혁명 시대의 ‘전환시대 논리’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용식 논설주간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임기 첫날부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2위와의 격차가 확대된다고 해서 흔쾌한 승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대세력은 탄핵과 촛불을 대갚음하려 벼르고 있다. 패배가 자명한데도 후보 단일화가 난망한 것은, 1년 뒤 지방선거를 노리고 야당 선명성 경쟁에 나서겠다는 예고다. 이러니 연정이나 합당도 어렵다. 모든 정당이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의석뿐인 데다, 국회선진화법까지 있으니 ‘약체 정권’은 숙명이다. 국무총리 임명동의와 장관 인사청문회, 정부조직 개편부터 야당 손에 달렸다. 국무회의 정족수(15∼30명) 충족을 위해 현 장관(국무위원)들에게 머물러 달라고 부탁해야 할 판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도 공약했으니, 개헌 논의까지 겹친다. 안보·경제 난제는 몰아치는데 정국은 1년 이상 혼미를 거듭할 것이다.

이런 불길한 전망을 고려하면 다음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통합’이다. 그런데 구호만 요란할 뿐 실상은 정반대다. 중도 후보들은 위축되고, ‘적폐 대청소’ ‘좌파 대척결’식의 양극단이 세를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수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의 분열과 몰락으로 좌우 균형이 무너지고, 국가의 정향(正向) 이탈도 막기 어렵게 됐다. 개표가 끝날 때까지 선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대세가 바뀔지는 의문이다. 좋든 싫든 이젠 대선 이후도 생각해야 할 때다.

43년 전 출간돼 기억조차 아득한 ‘전환시대의 논리’가 홀연히 나타났다. 지난 25일 TV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자서전 ‘운명’의 내용이라면서 이렇게 물었다. “이영희 선생 책 ‘전환시대의 논리’를 인용해 미국 패배와 월남 패망은 진실의 승리이고, 희열을 느꼈다고 나와 있다. 우리 장병 5000명이 죽고, 공산주의가 승리한 건데 희열을 느꼈나?” 문 후보는 “베트남 전쟁 논문 3부작의 수미일관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라고 답했고, 토론 시간에 쫓겨 설전은 흐지부지 끝났다. 며칠 앞서 문 후보는 ‘국민과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이 책을 추천했다(동아일보 24일 자 23면 톱기사). 문 후보는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의식화’의 출발이었다고 했다. 그 책은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대학생들에게 널리 읽혔으나 민주화와 경제 발전, 사회주의 붕괴를 거치며 실효성을 잃었다. 2006년 개정판 서문에서 저자 역시 “전론(轉論)을 절판시켜도 아깝지 않은 때”라고 했다.

이런 상황을 장황하게 짚어본 이유는, 문 후보가 ‘전환시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산 자택 서재에도 이런 유(類)의 책이 많다. 최근 발언을 봐도 문 후보의 인식은 ‘노무현 시즌Ⅱ’로 비친다. 북한 인권 문제, 사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인식이 그렇다. 또 국가보안법, 국가정보원, 재벌, 복지, 정부 역할, 대기업·부자증세 등에 대한 생각도 그렇다.

노 정부 5년 동안 ‘코드 인사’라는 말이 신어자료집에 등록될 정도로 인사 왜곡이 심했다. ‘청와대 386’이 실세로 등장했고, 공공기관 감사 자리가 전리품으로 본격 등장한 것도 이때다. 대통령이 “미국 바짓가랑이” “북핵은 방어용” “동북아 균형자” “반미면 어떠냐”라고 하면서 한·미 동맹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석기 특별사면, 일심회 수사 중단 등 ‘종북’ 사례도 많다. 강남 집값은 폭등했고, 소득 불평등도 확대됐다. “그놈의 헌법” “군대 가서 썩는다”는 등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대통령 발언도 잇달았다.

문 후보는 준비된 후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노 정부 때의 역할을 ‘준비’로 본다면 착각이다. 역사상 가장 큰 표차로 정권을 넘기고 ‘폐족’을 자처해야 했음을 잊어선 안 된다. 문 후보가 이긴다면 본인 역량 때문이 아니라 상대의 자멸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만 미·일 등 세계의 보수 기조와 거꾸로 갈 수 있다. 문 후보가 당장 해야 할 일은 ‘탈(脫) 전환시대’다. 냉전이 한창일 때의 저작이 탈냉전과 세계화도 넘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런 생각, 그런 세력과 선을 그어야 한다. ‘자주’로 위장해 종북 행태를 보였던 사람들이 여전히 문 후보 주변에 많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같은 인사들도 있다. 이들부터 물리쳐야 한다. 문 후보가 선두지만 언제든 훅 갈 수 있다. 혹 대통령이 된다면 더 선명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박 정부나 ‘노 정부 시즌Ⅰ’보다 더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
[ 많이 본 기사 ]
▶ “강경화, 친척집 아닌 딸 고교 교장 전셋집에 위장전입”
▶ 아파트 광장서 자녀 생일파티 열어준 대학총장
▶ MB정부서 특수채 380조 발행…4대강 등 자금조달
▶ 잘못건 전화로 결혼까지… 염산테러 피해자의 기적같은 ..
▶ ‘미란이’ 억만장자 스냅챗 CEO 스피걸과 결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정양석 “위장전입 뿐 아니라 거짓말까지 드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딸의 국내 고교 진학을 위해 위장 전입한 아파트는..
mark아파트 광장서 자녀 생일파티 열어준 대학총장
mark잘못건 전화로 결혼까지… 염산테러 피해자의 기적같은..
이낙연, 사무실 출근 안해…언론 노출 부담 느..
[속보]北, 원산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
“文대통령 국정지지율 84.1%…민주 56.7% 최..
line
special news 칸 황금종려상 ‘더 스퀘어’…한국 수상 불발
경쟁 진출 여성 감독 3명 중 2명 수상 영화 ‘더 스퀘어’의 스웨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제7..

line
MB정부서 특수채 380조 발행…4대강 등 자금..
박성현, 볼빅 챔피언십 ‘1타 차’ 공동 2위…펑산..
‘공직배제 5대원칙’ 결국 손질…野에선 “원칙후..
photo_news
‘미란이’ 억만장자 스냅챗 CEO 스피걸과 결혼
photo_news
‘구의역 참사’ 1주기, 우리와 같았던 그를 추모하며…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33) 55장 사는 것 - 6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어떤 새해 소망
mark고주망태가 된 맹구
topnew_title
number 커제 “알파고에 지고 속상해서 밤새도록 술..
분당 50대女 술자리서 염산뿌려 “주민 5명 화..
시신 뱃속 마약 훔쳐 팔다 적발된 영안실 직..
고창석 교사 찾은 세월호 침몰해역 수중수색..
행인 물어 6주 상해 입힌 개 주인 무죄…“피..
hot_photo
文대통령 반려견 ‘마루’ 청와대 입..
hot_photo
21시간 사투 소방관들 ‘맨바닥 휴..
hot_photo
‘모델 본능’ 멜라니아, 5천7백만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