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까지 보살펴드리는 ‘전담 간호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28일 서울 동작구 상도2동의 한 주택에서 김연화(왼쪽) 방문간호사가 김분덕 할머니의 혈압을 재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 동작구 ‘90세 이상 특별관리’

역내 1560명 혈압·혈당 체크
위험도 따라 방문횟수 차별화
요실금 우려 기저귀 지원도
가스밸브 살피며 세심한 배려

“어르신, 팔 돌리기를 해볼게요. 저 따라 하세요. 하나둘, 하나둘.”

지난 4월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2동 연립주택의 반지하 단칸방. 세간살이라고는 1인용 침대와 작은 냉장고, 서랍옷장, TV 1대가 전부인 이곳에서 동 소속 김연화(여·53) 방문 간호사가 혼자 생활하고 있는 김분덕(여·97) 어르신의 스트레칭을 돕고 있었다. 동작구가 지난해 7월부터 서울시 최초로 9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장수어르신 전담간호사제’의 현장 모습이다.

구는 노령화 시대를 맞아 90세 이상 고위험군을 특별 관리하기 위해 기존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의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사업대상은 지역 내 90세 이상 어르신 1560명이며, 15개 동별 방문간호사가 청진기와 혈압계 등을 이용해 어르신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위험도에 따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당뇨환자’ 등 집중관리군은 1∼2주 1회, ‘조절이 가능한 고혈압·당뇨환자’ 등 정기관리군은 2∼6개월 1회, 질환이 없는 자기역량지원군은 4∼6개월에 1회 방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김 간호사가 맡고 있는 상도2동의 90세 이상 어르신은 127명인데, 올해 이 중 30%(38명)를 직접 찾아가는 게 목표다. 현재는 17명만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나머지는 본인이나 가족이 원치 않거나 요양원, 병원 등에 입원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김 간호사는 먼저 익숙하게 집안을 살펴 변화된 게 없는지 확인한 뒤 혈압과 혈당, 악력 등을 체크하며 주요 관절의 움직임을 돕는 스트레칭까지 같이 시행했다.

방문 간호사가 건강상태만 살피는 건 아니다. 40여 분간 김 할머니의 건강을 돌본 김 간호사는 “지난번 말씀하신 가스차단기 설치를 해당 과에 얘기해뒀다”면서 “요즘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조금이라도 추위가 느껴지면 꼭 목도리를 하고 계시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요실금이 염려되니 다음번 방문 때는 꼭 기저귀를 갖다 드려야겠다”면서 수첩에 메모하고 미리 가져온 손수건도 선물했다. 김형숙 동작구 건강관리과장은 “100세 시대 어르신들이 오래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자식 못지않은 지원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