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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02일(火)
(1117) 54장 황제의 꿈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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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 지난 오후 7시에 김광도는 연방대통령 서동수의 방문을 받았다. 서동수는 한랜드에 오면 자주 김광도를 찾는다. ‘정경유착’ 등의 단어는 없어진 지 오래되었는데 그것이 당연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정치가 곧 경제고 경제가 정치다. 정치와 경제가 유착되어야만 나라 살림이 잘된다. 다만 부정이 개입되면 안 될 뿐이다.

“어, 요즘 또 매스컴을 타더구먼.”

자리에 앉았을 때 서동수가 김광도에게 말했다. 이틀 전 저녁 때 체포돼 지금 한랜드 구치소에 갇혀 있는 허민주 일당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언론은 지금도 그 이야기로 소설을 쓰고 있다. 이제 언론은 떠도는 소문을 보도했다가는 엄청난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추측 보도는 못 낸다. 그러나 이번 허민주 일당의 김광도 유인 미수 사건은 오랜만의 특종이었다. 한랜드 경찰은 허민주의 핸드백에서 마약이 담긴 캡슐까지 증거로 찾아낸 것이다. 김광도가 손으로 뒷머리만 긁었을 때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여자 사진을 보니까 괜찮더구먼. 그렇게 평범한 분위기로 슬쩍 교태를 보이면 사내들은 꼼짝 못 하고 끌려들지. 그렇지 않나?”

“그,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각하.”

“아까워.”

“예?”

“김 회장, 나한테 내가 그 경우가 되었을 때는 어떻게 했을 것인가 물어 보게.”

“예?”

“물어 봐.”

“예. 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이곳은 한시티의 유라시아그룹에서 운영하는 제14룸시티 안이다. 응접실에는 안보수석 안종관이 그림자처럼 따라와 앉아 있었지만 딴전을 피우고 있다. 서동수의 엉뚱함에 이골이 난 터라 못들은 척하는 것이다. 그때 서동수가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렸다. 정색한 얼굴이다.

“그 약을 안 먹고 그 여자하고 정사를 했을 거야. 아주 정열적으로 말이지.”

“…….”

“여자도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구태여 약까지 먹이려고 하지는 않겠지.”

“…….”

“사진에 찍히려고 여자는 별짓을 다할 거야. 그렇지?”

“예? 예.”

“여자를 만족하게 해주는 거지. 소원을 풀어준다고 할까? 아주 화끈하게.”

눈을 좁혀 뜬 서동수가 그 장면을 상상하는 듯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말했다.

“다 끝났을 때 경찰들이 쳐들어오도록 하는 거야. 그럼 현장에 증거물도 꽉 찼으니까 더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겠지.”

“…….”

“재미도 보고 말이야. 안 그런가?”

“예, 각하.”

그때 호흡을 조정한 서동수가 김광도에게 말했다.

“김 회장, 이제 서쪽으로 진출해 보는 것이 어떤가? 서남쪽이 되겠군. 옌지나 랴오닝 성도 좋고.”

숨을 들이켠 김광도가 서동수를 보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멍청하게 되묻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래, 서진(西進)이야. 이 이야기는 우리 셋만 알고 있기로 하세.”

“알겠습니다, 각하.”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김광도가 앉은 채로 머리를 숙였다.

“명심하고 실행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경유착이다. 이래서 정경유착에 대해서 아무도 말 못 한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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