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직 떠도는 보수 票心, 국가 미래 위해 決斷할 때다

사상 첫 ‘압축 대선’이 벌써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4~5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가 실시되고 있음에도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은 여전히 떠돌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판세를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0% 안팎의 견고한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절반 수준에서 2·3위 경합에 나선 형국이다. 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중심제에서 2·3위 경쟁은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제로섬 경쟁’을 벌이는 것은 혹시 한쪽으로 표가 쏠려 문 후보와 대적할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 때문일 것이다.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 탄핵’ 이후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야당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선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민심을 보면, 과거 심판보다 미래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4일 보도된 조선일보· 칸타퍼블릭 여론조사(지난 1~2일 실시)에 따르면 ‘다음 대통령이 중점을 둬야 할 정책’은 경제성장(28.5%), 일자리 창출(18.8%), 통일·외교·안보(16.7%) 순이었다. 5년 전 대선 때의 복지 및 경제민주화 관심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만큼 성장·안보에 유능한 후보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이런 기대로만 보면 ‘보수 후보’가 ‘진보 후보’보다 유리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정반대인 것이다.

여기에다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가 있고, 그 열쇠는 보수 표심이 쥐고 있다. 박 정권의 실패도 심판해야겠고, 좌파 정권의 집권도 막아야겠다는 모순된 정치 의식 속에서 ‘반기문-황교안-안희정-안철수’ 로 옮겨왔는데, 홍 후보까지 갈지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YTN의 여론조사(지난 2일 실시)에서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23.4%에 달했다. 10% 가까운 부동층과 합하면 산술적으로는 30%가 넘는 유권자가 가변적인데, 상당수가 보수층일 것이다. 이들의 결단(決斷)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대선 이후 정국까지 고려할 때 당락도 중요하지만 주요 후보들의 득표율도 중요하다. 한국민은 항상 나라를 위해 절묘한 선택을 해왔다. 구국의 심정으로 생각하고, 사표(死票) 심리를 버리고 모두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