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제로 지자체를 찾아서>경비절감 ‘자린고비’… 차입금 500억 갚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관용(가운데) 경북지사를 비롯한 경북도 직원들이 재정 건전화 회의를 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6월 무차입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경북도 제공

- ⑦ 경북도

지난해 첫 무차입 체제 돌입
채무 감축 관리 시스템 구축
23개 市·郡재정 건전화 유도
채권금리 낮춰 이자부담 줄여

경북도가 무차입 경영과 함께 일선 시·군의 재정 건전화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도는 불요불급한 사업을 자제하고 경비를 아끼는 자린고비 경영으로 지난해 6월 중앙 정부에서 빌린 기금을 모두 갚아 처음으로 무차입 체제에 돌입했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12년부터 2년에 걸쳐 중앙 정부에서 빌린 청사정비기금(500억 원)을 지난해 6월 모두 상환해 외부 차입 제로(0)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도의 지난해 말 기준 채무 가운데 1990년부터 자동차 등록이나 각종 계약 시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하는 ‘지역개발공채’ 1조1753억 원을 제외하면 6876억 원의 순채무만 남아 있다. 또 도내 일선 시·군 부채는 5922억 원이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별 순채무(시·군·구 포함)와 비교해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5.23%로 나타나,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도는 부채 감축 방안을 마련하고 채무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도내 23개 시·군의 재정 건전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채무 제로 시·군은 김천시, 의성군, 청도군, 고령군, 봉화군 등 5곳이며 오는 2021년까지 추가로 3∼4개 시·군에 대해 부채 없는 지방자치단체로 거듭나도록 할 방침이다. 도는 이를 위해 올해 1900억 원을 상환하는 등 앞으로 지속적으로 갚아 2021년 말에는 부채를 대폭 낮출 계획이다.

특히 고금리 은행자금을 빌려 쓰고 있는 시·군은 지역개발기금 차환 발행으로 이자 부담을 대폭 줄일 방침이다. 우선 기존 3.2%인 지역개발기금 채권발행금리를 올해 2.0%대로 낮춰 이자 부담을 줄였다.

앞서 김천시와 의성군은 2012년까지 각각 46억 원과 4억 원의 빚이 있었으나 2013년 모두 갚았고, 봉화군은 2015년 20억 원의 지방채를 모두 청산해 부채 제로인 상태다. 또 고령군은 곽영환 군수의 공약사업의 하나였던 부채 제로화를 지난해 달성했다. 고령군은 지역개발기금에서 차입한 연 3.5%의 고이율 지방채 10억 원(원금)이 남아 있었다.

또 도는 청송군, 영양군, 울진군, 울릉군 등을 대상으로 채무 제로를 추진 중이다. 이들 지자체의 남아 있는 빚은 40억∼80억 원 정도다. 청송군은 2003년 태풍 ‘매미’ 피해 복구비(12억 원), 2009년 교부세 감액 보전사업을 위한 채무(64억 원)가 있으며 2019년까지 모두 갚을 계획이다. 영양군 역시 태풍 매미 피해 복구비 50억 원 등 총 135억 원의 지방채를 2004년 한꺼번에 발행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40억 원만 남기고 모두 갚았다. 영양군은 오는 2019년 이 빚을 모두 상환하기로 했다.

안동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