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 개막>피란민 아들 → 인권변호사 → 盧참모… 재수 끝 청와대 入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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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그때 그시절…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신임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국정을 의논하는 모습. 문재인 캠프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살아온 길

부친 흥남철수때 혈혈단신 월남
가난했지만 경남고 수석 입학
경희대 재학중 유신반대 시위
구속 전력에 판사 임용 탈락
부산서 盧와 인권변호사 활동

靑수석 1년만에 건강악화 사임
탄핵소식에 네팔여행중 재합류
盧서거뒤 재단맡으며 대중주목
安과 단일화불구 18대大權 실패
黨추스르며 朴탄핵 압박…재기

공산주의가 싫어 혈혈단신으로 월남한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나 청와대 주인 자리에 오를 때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었다. ‘가난이 일찍 철들게 했던’ 문 대통령은 고교 때에는 ‘문제아’였고, 대학 때에는 운동권이었으며 인권변호사 때 ‘운명’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생각하지도 않은 정치에 발을 담그게 됐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삶은 노 전 대통령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흥남철수로 인해 피란온 함흥 출신의 부친 문용형 씨와 모친 강한옥 씨 사이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노무자였던 아버지와 계란행상을 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가난하게 자랐지만 문 대통령은 부산지역 최고 명문이었던 경남고에 수석 입학할 정도로 학업에 두각을 나타냈다. 경희대 법과대학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한 문 대통령은 유신헌법 반대 집회를 주도하다 1975년 구속, 수감됐다. 문 대통령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출소 후 강제로 군에 징집되어 그해 특수전사령부 예하 제1공수 특전여단 제3대대에 입대한다. 문 대통령이 선거에서 안보관 및 대북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아버지가 공산주의가 싫어 남으로 넘어온 피란민” “군대도 다녀오지 않으신 분들이 안보를 논한다. 나는 특전사 출신”이라고 맞받아친 것은 이 같은 경험 때문이다.

전역 후 문 대통령은 제22회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내내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학생운동으로 인한 구속 전력 때문에 원하던 판사 임용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문 대통령은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변호사 노무현을 만났다. 법무법인 부산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활동한 것을 계기로 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노 전 대통령과는 30년 가까이 가장 친한 친구이자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2002년 노 전 대통령이 16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문 대통령은 노무현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을 지냈다. 녹내장과 고혈압 등 건강 악화로 1년 만에 청와대를 떠났지만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듣고 네팔 여행 중 귀국해 탄핵심판 법률대리인단을 이끌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뒤 2005년 다시 청와대에 들어간 문 대통령은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 정무특보,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 시절 문 대통령은 노무현정부의 2인자로 불리며 한나라당으로부터 ‘왕수석인 문재인 수석의 월권과 청와대의 시스템 경시로 인해 국정 원칙이 파괴됐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참모가 아닌 정치인으로서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였다. 노 전 대통령 사망 후 문 대통령이 장례 절차 등 사후 처리에 대한 모든 일을 도맡고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문 대통령은 이후 2012년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리고 그해 6월 곧바로 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던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와의 본선에서 약 2%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문 대통령은 절치부심하며 차기 대선을 준비했다. 그는 2014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 도전을 선언,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당시 박지원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그러나 당내 친문(친문재인)-비문(비문재인) 간 갈등이 격화되고, 문 대통령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던 비주류 세력이 2015년 12월 대거 당을 탈당했다. 당 안팎에서는 당의 분열을 막지 못한 문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혼란에 빠진 당을 위해 김종인 전 의원에게 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긴 채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처리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압박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