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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반도 정찰記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0일(水)
점차 부상하는 한·미·일 3국 동맹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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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한반도 안보 환경이 6·25전쟁 이후 가장 중대한 국면에 접어드는 시점에 보수 정부에서 문재인 진보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중국의 부상은 동북아 역학관계의 구조적 변화를 강제하고 있고, 이에 맞서 미국과 일본은 ‘일본 보통국가 만들기’로 기조를 잡으면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의 변경도 불사할 태세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역설적으로 미·일의 전략을 거드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얼음같이 차가운 국가 이성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자칫 2차대전 때의 폴란드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보통국가 만들기’가 본격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3일 평화헌법 70주년을 맞아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을 새 헌법이 시행되는 해가 되게 하고 싶다”고 밝힌 것이다. 방향 자체는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시기와 내용을 구체화했으며, 무엇보다 개헌(改憲)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경제적 재건’을 세계에 과시한 것처럼,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정치적 부활’을 만천하에 선포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일본 헌법이 개정되기 위해선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고,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9조를 남겨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조항을 넣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혀, 연정파트너인 공명당에 개헌 동참 명분을 제공했다. 이런 방식이라면 개헌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우익 성향 야당 일본 유신회가 중의원 72%, 참의원 67%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투표인데, 북한 도발이 개헌 찬성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런데 개헌과 상관없이 이미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전승국·점령국으로서, 전후 일본을 ‘설계’한 미국이 권장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개헌은 법적으로 인준하는 과정일 뿐이다. 2014년에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반격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이 용인됐으며, 2015년엔 안보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해 지난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1일엔 해상자위대 경항공모함인 이즈모함(1만9000t급)이 미군 보급함 방어를 위해 출동했는데, 자위대가 미군 보호에 나선 첫 군사작전이다.

한국의 입장은 착잡하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반대만으로 일본의 재무장이 중단될 가능성은 없다. 동북아 정세는 한국의 이런 민족 감정을 훨씬 초월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축복’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국 견제라는 최상위 전략에 따른 선택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 해군에서, ‘해군 연합(Naval Coalition)’에 의한 제해권 확보를 주장한 20세기 초 영국 해군 이론가 줄리언 코베트가 재조명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과거 영·일 동맹을 기반으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역사적 경험까지 더해 반중(反中) 미·일 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확신하고 있다.

둘째, ‘세력균형론’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은 항상 새롭게 부상하는 세력에서 나온다. 따라서 현재 주시해야 할 주 대상은 일본이 아닌 중국이다. 서구적 세력균형론이 아닌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의 모순론에 나오는 주요모순 개념에 따르더라도 그 결과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핀란드’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도가 없다. 중국과 일본 모두를 대상으로 ‘2개의 전선’을 형성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중국은 한국을 일본에서 떼어놓기 위해 ‘역사’를 무기로 삼고 있다. 차가운 전략적 판단에 기초하지 않고 감정만 앞세워 ‘반일(反日) 한·중 역사동맹’을 맺는다면, 한·일 관계를 넘어 한·미 동맹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안보 정세의 대전환기에 대한민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영국과 프랑스는 1990년 독일 통일을 반대했다. 세력 균형이 무너질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결국 독일이 나토(NATO)에 남는 조건으로 설득됐다. 미국 주도의 시스템에 묶어둠으로써, 패권 야심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보통국가 일본’의 고삐는 미·일 동맹 속에서 관리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 동맹이 강화돼야 하며, 필요에 따라서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한·미·일 3국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고려할 때가 됐다.

그런데 대선 과정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나 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 등의 공약이 판쳤다. 사드 배치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새 정부는 국제 정세의 냉혹함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시 심사숙고하고, 필요하면 국민을 설득하고, 혹시 설득할 수 없다면 일시적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올바른 안보 노선을 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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