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이대 지원은 김종 전 차관과 김경숙 전 학장의 친분 때문

정유라(21) 씨가 이화여대를 ‘선택’해 지원한 이유는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의 ‘친분’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 김수정) 심리로 10일 열린 최순실(61) 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차관은 “최 씨가 정 씨의 대학 지원과 관련해 알아봐 줄 수 있는 곳이 있느냐는 취지로 물어, 편하게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있을 것 같은 김 전 학장이 있는 이화여대를 추천했다”며 “최 씨로부터 김 전 학장을 통해 정 씨의 이화여대 합격에 힘써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박영수 특별검사 측의 “최 씨에게 ‘딸이 어느 대학에 지원하느냐’고 물었더니 ‘연세대·고려대·중앙대·이화여대·한체대 중 한 곳을 알아보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이 한양대를 추천했지만, 최 씨는 ‘(체대가) 지방에 있어 가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후 최 씨는 이화여대에 정 씨의 입학원서를 제출한 뒤 김 전 차관에게 연락해 “이화여대에 지원했으니 체대 학장(당시 김경숙)에게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은 “단순히 알리는 게 아니라 입학을 위해 힘써 달라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그 이후 김 전 학장에게 연락해 한 카페에서 만났는데, 정 씨 이야기를 꺼내자 이미 정윤회 씨의 딸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학장은 “남편이 말을 타기 때문에 정 씨 부녀를 알고 있었다”며 “잘 챙겨 보겠다”고 답했다고 김 전 차관은 진술했다.

하지만 최순실 씨는 “김 전 차관을 만난 것은 이화여대에 입학원서를 넣기 전이며, 이후에도 금품을 전달하는 등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며 “(전 남편인 정윤회 씨를) 잘 알고 있다는 김경숙 전 학장의 남편은 물론, 김 전 학장도 딸의 입학 전에는 아예 몰랐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직접 김 전 차관을 신문하며 “김 전 차관의 진술은 계속해서 번복되고, 입시 관련 사실만 정확하게 기억난다고 하는 등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