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文 “여건되면 평양行”에… 외신들 “韓·美갈등 우려”

WP·NYT·FT 등 잇단 지적
“트럼프의 압박 정책과 충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 가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대북 압박공조를 통한 북핵해결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북유화 정책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압박 정책이 충돌하면서 한·미갈등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한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북한에 가겠다고 밝혔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 문제 긴장 완화를 위해 평양에서 회담을 갖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는데, 이는 미국과 불화(at odds)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WP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의 압박(maximum pressure)’ 대북정책과 국제사회의 제재 위주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1면에 게재한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 날카로운 분열’ 제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북정책과 문 대통령의 개방적 대북정책 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3면 톱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취임사와 관련, “한국이 좌파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대북유화 정책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이는 대북 압박을 강화하며 적절한 조건에서만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충돌한다”고 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2면 톱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올리브 가지를 북한에 건넸으며,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가디언도 ‘문 대통령이 북한에서 김(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려고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국가안보 위기 해결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려 하지만, 섣부른 대북 관여정책이 강경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를 분노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