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 개막>“유승민·심상정·탄핵 동참 한국당 의원도 입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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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내각구성

박영선 “文, 다른 당적 갖고 있더라도
당적 버리라 요구하지 않고
함께 일하겠다고 직접 말해”

정당 초월 ‘통합정부’ 시동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당을 초월한 인재 등용을 통한 ‘문재인식 통합정부’ 구성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통합정부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은 11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에 해당하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하겠다. 그리고 정의를 추구하는 가치가 같은 사람은 당적과 상관없이 일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직접 워딩”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당과 정의당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도 통합정부 대상이라며 “(한국당 의원들 중) 탄핵에 동참했다든가 정의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데 동참한 분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당에는 선을 그었던 것에서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문 대통령과 겨뤘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입각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노동부 장관 기용설 등에 대해서도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YTN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께서 직접 그런 말씀도 하셨다. 다른 정당의 당적을 갖고 있더라도 그 당적을 버리라고 요구하지 않고, 다른 당의 당적을 보유한 채로 함께 일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다른 당 인사들을 내각에 참여시켜 통합정부를 운영하는 방식은 지난 1997년 대선 때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의 ‘DJP 연합정부’와 비슷하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민련에 국무총리와 장관 여섯 자리를 내줬다.

문 대통령의 통합정부 구상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력 없이는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20석으로, 자력으로는 법안 통과도 불가능하며 쟁점법안 통과는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국회의원 180명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매번 야당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 측은 취임 전부터 “개혁에 동조하는 세력이라면 진영을 넘어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왔고 문 대통령은 전날 취임사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 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문 대통령이 “한국당도 협치의 대상”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관건은 야당 인사들의 통합정부 참여 여부다. 공식적으로 연합정부가 합의된 게 아닌 상황에서 몇몇 인사가 개별적으로 내각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이야기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대선 후 정계 개편 가능성이 있어 문 대통령의 구상대로 통합정부가 제대로 구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