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 개막>“黨·靑 협력, 당분간은 靑주도… 黨은 뒷받침 구조”

文대통령, 당·청 일체감 강조
민주당도 적극적인 협력 다짐
黨 인사추천권 가질 지 주목
“초기에는 시행착오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이번 정부는 ‘더불어민주당 정부’”라며 당·청 일체감을 강조하면서 새 정부 들어 당·청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당·청 분리 기조가 여당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와 달리 당·청 갈등으로 비화했던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던 문 대통령인 만큼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구상을 펼칠지 주목된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지명과 관련, “집권 여당으로서 인사청문회에서 이분들이 무난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과거 김대중 정부 초기 김종필 전 총리가 6개월 동안 인준이 안 돼 큰 혼란을 겪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이같이 말하고 “국가 위기인 만큼 국회와 협치해 잘된 인사들이 (청문회를) 잘 통과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 단계부터 여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조기 안착과 안정적인 출범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추미애 대표도 10일 오후 열린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품격 있는 정권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추 대표는 “당 중심 선거로 당과 후보가 혼연일체가 돼 뛰었다”면서 “앞으로 당·청 관계는 건강한 협력적·동반자적 관계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은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면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늘부터 당은 신속하고 질서 있게 준비된 집권 여당으로서 역량 강화와 체질 강화를 해내겠다”고 말했다.

아직 청와대와 여당 모두에서 당·청 협력과 관련한 원론적인 수준의 다짐만 나오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당·청 관계의 실질적인 모습은 향후 인사 협의와 핵심 정책 공약에 대한 정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주목되는 점은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여당이 실질적인 협의를 거치고, 여당이 인사추천권을 갖게 될지 여부다. 당헌 당규상 민주당에 인사추천위원회를 둘 수 있게 돼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실행된 적은 없다.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정부’를 표방한 만큼 당에 어느 정도의 참여를 보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선대위 직속으로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구성했던 만큼, 당의 입김이 이전 정부에 비해 더 강하게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추위는 문 대통령에게 통합정부 추진을 위한 원칙과 방향을 담은 보고서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청 모두 선의를 갖고 접근한다 해도 아직 제대로 된 모델을 갖고 있지 못한 만큼 적잖은 시행착오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민주당 관계자들조차 당·청 협력 방향에 대해 “정부 초기는 청와대가 주도하고 여당이 뒷받침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