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호 지시’ 일자리委, 공약 떠나 實效性에 집중해야

‘일자리위원회 설치’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호 업무 지시라는 사실은 상징성이 크다. 대선 공약이 아니더라도 실업(失業)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일자리위(委)는 정부 일자리 정책의 점검·평가, 기획·발굴, 조정을 맡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데다, 일자리 정책이 거시·산업·노동·교육·복지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단순 조율을 넘어 경제정책의 핵심 기구로 떠오를 수 있다. 그동안 고용정책이 부처마다 따로 놀면서 투입된 예산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컨트롤타워의 등장은 반길 만하다.

4월 청년실업률이 11.2%로 4월 기준 역대 최고로 치솟고,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10개월째 감소한 고용절벽 상황에서 강력한 일자리 드라이브에 거는 기대는 크다. 문 대통령이 81만 개의 공공일자리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민간 부문 5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만큼 일자리위 활동의 얼개는 정해진 셈이다. 그러나 기업이 시장에서 만들어야 지속성과 확장성을 가진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결국 국민에게 부담을 안길 뿐 아니라, 인재의 왜곡 편중 등 부작용도 상당하다.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를 나누는 효과도 국내외에서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렵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수시로 체크한다지만, 숫자에 매달리다 보면 핵심을 놓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도 임기 중 고용률 70% 달성에 집착하다 단기 공공근로·시간제 일자리만 늘리는 식의 폐해를 남겼다. 일자리 근본책은 기업이 고용을 창출할 여건을 조성하고, 노동시장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로 재벌개혁이나 청년고용의무할당제·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 등 기업을 옥죄는 규제 공약도 수두룩하다. 표를 노리고 내놨던 공약을 과감히 버리고, 노동개혁과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 그리고 경제 성장을 지향하는 실효성(實效性) 있는 정책에 집중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