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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5일(月)
(1123) 54장 황제의 꿈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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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은 한때 세계 최악의 망나니 지도자로 명성을 날린 적이 있다. 끊임없이 핵 공갈을 퍼부으면서 미사일을 발사했고 전쟁 위협을 했다. 북한은 리비아나 이라크, 시리아는 물론이고 이란과도 다른 국가이며 다른 지도자가 통치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그렇다. 김동일은 세계 역사상 초유(初有)의 업적을 이룬 지도자가 되었다. 어떤 업적이냐면 소국(小國) 지도자로 가장 긴 시간 동안 대국(大國)들을 핵으로 골탕 먹였던 것이다. 강대국들은 김동일이 그러면 ‘핵핵거리다가’ 골로 간다고 위협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보라. 김동일은 이제 통일 대한민국의 후계자, 위대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영도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게 된 원인은 간단하다. 신의주 특구로 북한이 자력(自力) 경제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며 김동일이 남한을 신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서동수가 한 셈이지만 대세(大勢)의 영향이 컸다. 둘이 거의 매일 얼굴을 볼 때도 있었지만 오늘은 일주일 만에 만난다. 서동수가 자주 찾는 제17초대소 안이다. 서동수와 김동일은 대동강이 보이는 응접실에 마주 앉아 있었는데 저녁을 먹고 둘이 자리를 옮긴 참이다. 술잔을 든 서동수가 유리창 밖의 대동강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기다립시다. 우리들의 담로, 백제방에 대한 역사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었어요. 자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김동일이 머리를 끄덕였다. 요즘도 신라의 경주가 중국의 낙양이었다는 자료가 나오고 있다. 선덕여왕이 신라의 국화로 정했던 모란(牧丹)은 지금도 낙양에 가면 흔하지만 정작 경주에는 드물다. 황룡사 터가 낙양의 백마사(白馬寺) 옆쪽에 영녕사의 옛터로 발굴되어 있는 것이다. 영녕사가 바로 황룡사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신라, 백제, 고구려가 중국 중원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증거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때 김동일이 입을 열었다.

“저도 백제가 중국 대륙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국에 한국의 지명과 흡사한 곳이 수없이 많더군요. 그 지명과 연결시켜 보면 역사가 뒤바뀐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일본이 36년간 한반도 역사를 다시 만든 것처럼 말이오.”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역사 바로찾기 운동이 시민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바로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느꼈기 때문이지요.”

“중국이나 일본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강제로 차단시켰다가는 역효과가 날 것 같아서 주저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 웃은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역사를 바로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새 역사는 반듯이 세워야지요.”

“김 총리가 잘 하실 거요.”

“아니,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술잔을 내려놓은 김동일이 정색하고 서동수를 보았다.

“아직도 부족합니다.”

“앞으로는 영도력 따위가 필요 없는 세상이 될 겁니다.”

서동수가 한입에 술을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우리는 그 틀을 잡는 역할만 하면 됩니다.”

그때 옆쪽 문에서 선녀 둘이 나타났다. 방금 역사 이야기를 하고 난 참이어서 그렇게 보였는지 모른다. 둘 다 발목까지 덮이는 자주색 실크 가운을 걸친 차림이다. 술잔을 내려놓은 서동수가 감탄했다. 어느덧 얼굴이 환해져 있다.

“어이구, 어서 오너라. 신라 공주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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