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이 본 유쾌한 日음식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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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일본의 맛 / 마이클 부스 지음, 강혜정 옮김 / 글항아리

설탕을 얼마나 넣어야 떡볶이가 맛있어지는지, 혹은 설탕을 넣지 않고 어떻게 입에 착 붙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먹방’이 TV를 점령한 시대, 사람들은 대개 그런 것들에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정작 어디에 가야 별미를 맛볼 수 있는지 수시로 찾으면서도, 그 음식이 탄생하게 된 문화나 파생된 관습 같은 것은 살피지 않는다.

영국 요리 작가이자 지역 문화에 대한 글을 틈틈이 써 온 저자가 일본 음식과 문화에 대해 설파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 즉, 책은 음식을 둘러싼 문화를 면밀하게 살핀다. 저자는 가족 여행을 하며 일본과 일본의 요리를 탐험했는데, 가족뿐 아니라 다양한 현지인들과 ‘밥 친구’가 되어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고, 문화를 체험하게 되는 게 흥미롭다. 유럽인이 쓴 동양 음식 이야기라고 하면 흔히 ‘동양의 맛’ 등 구태의연한 수식어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유머러스하고 세심한 유럽인의 글은 그 편견을 깨고 해학과 통찰을 담아냈으며, 소리 내어 웃고 싶을 만큼 재미있다. 다도를 잘 몰라서 실수를 하고, 소에게 맥주 마사지를 할 계획을 세우고, 복어 독이 치명적인 줄 알면서도 먹어보려 시도하는 등 진지함과 엉뚱함, 그리고 유쾌함의 경계에서 이웃도 미처 몰랐던 새로운 일식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