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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2일(金)
대통령 官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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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당선 사흘째 되는 12일에도 청와대 관저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울 홍은동 사저(私邸)에서 지내고 있다. 인테리어 공사 때문이지만 김정숙 여사가 관저에 들어가길 꺼린다는 후문도 들린다. 문 대통령이 광화문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고 한 만큼 장기적으로 집무실과 함께 관저 이전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삼청동 총리공관과 안가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 경호 문제가 가장 큰 장애라고 한다.

대통령 관저가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좋은 기억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저 생활은 국정 농단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생활했던 요리연구가 김막업 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회의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출근하지 않고 관저 방 안에서 생활했다고 밝혔다. 처음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큰 침실에서 잠을 잤는데 무서운 꿈을 꿨다며 두세 달 뒤 큰 방은 운동실로 바꾸고 접견실을 방으로 개조해 사용했다고 한다. 현재는 이 방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공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사람이 없다 보니 손님용 슬리퍼 6켤레도 아예 치워버릴 정도였다는 것이다. 최순실 씨(구속 중)와 기(氣) 치료사,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씨의 부인 박채윤 씨(구속 중) 정도만 출입했다고 한다.

박 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침실로 자신을 불러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충격을 받아 밥을 잘 소화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훔쳤다는 진술도 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항상 전기 아끼라는 얘기를 해 밤에도 복도에 전깃불이 없어 다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하니 관저가 따스하고 활기가 넘치기는커녕 산중 절간보다 더한 적막감이 들었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도 관저가 너무 적막해 이희호 여사가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전해진다.

지금 청와대 관저는 조선 시대 왕궁의 활터로 쓰이던 곳이다. 사람이 살지 않았던 곳인데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 관저로 사용되다 해방 이후 경무대에서 청와대로 바뀌었다. 당시 조선 총독을 지냈던 이들의 말로가 다들 좋지 않아 이 자리가 길지(吉地)가 아니라는 얘기가 풍수학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역대 대통령 퇴임 때 모습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길지인지 흉지인지는 결국 사람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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