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보수대통합… 親朴들 ‘기지개’

책임론 여전…다른 내홍 예고
일각선 “서청원 등 친박 3인
징계해제 반려해야”목소리도

탄핵 정국에서 지난 대선 기간에 이르기까지 숨죽였던 자유한국당 친박(박근혜)계가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도미(渡美)를 계기로 ‘당권 도전’, ‘보수 대통합’ 등 가치를 내세우며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 친박 자중론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친박계의 활동 모색은 또 다른 논란과 당 내홍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16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친박계는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 문제를, 중도 성향 의원들은 친박계의 활동 재개가 시기상조임을 문제 삼을 태세로 격돌이 예상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계는 제1야당인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에 맞서 강한 야당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선 국정 경험과 당무 경험을 두루 갖춘 자신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박계가 당 주류로서 당의 단합을 이끌어 대여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정 경험이 풍부한 우리 주류가 지도부를 구성할 때 대여 관계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당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친박당’이란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주장했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홍문종 의원 역시 비슷한 논리로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당원권 정지가 풀린 서청원·최경환·윤상현 등 세 의원 중 하나인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이 살고 보수를 재건하는 유일한 길은 ‘보수 대통합’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윤 의원의 보수통합론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곧바로 반박당했다. 김성은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범보수계 대통합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친박 청산이라면 국민이 용납할 수준의 친박 2선 후퇴 및 청산이 필요하다”며 “한국당과 홍준표 대선후보를 지지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감사 표시로 (당원권이 정지됐던) 친박 3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 해제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